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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꿈

by 아론

한참을 안고 있었다.

숨은 쉬고 있는지 조차

중요하지 않았다.


텅 비어버린 껍데기처럼

내 안에 남아있지 않은 너를,

이렇게라도 느끼고 싶었다.


꿈속에서의 포근함은 이불의 감촉이었고

꿈보다 긴 현실에서 너와 다시는

만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꿈속에 계속 있고 싶었다

유일한 도피처는 내게 말하고 있었다

영원히 이곳에 있을 수 없다고




눈을 뜨고 다시 감는다

감은 눈을 다시 뜨고 감는다

왜 사는 걸까라는 답 없는 질문도 해본다


그래, 너도 언젠가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손 잡고 걸으며

미래를 도모하겠지


그래, 나도 언젠가 네가 아닌

다른 사람과 밥을 먹으며

다음을 기약하겠지


그렇게 꿈을 그저 꿈으로 둔 채

먼지 쌓인 책처럼 기억에 꽂아둔다

언젠가 꾸었던 개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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