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사랑은 뜨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대체로 내 사랑은 뜨거웠기에 옳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뜨거운 만큼 쉽게 식어버렸다.
마음이 식으면 사랑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연락하지 않거나 뜸하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생각했다.
아, 얼마나 모자란 생각이었을까
내 사랑에 얼음을 한 알씩 넣고 있다.
예전같으면 식어감을 사랑이 끝나감으로 인지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상대와 비슷한 속도로 걸어가려면 마음의 크기도 비슷하거나 조금만 커야한다.
내가 좋다고 다가간 사람이었다.
호감을 표시했고 상대도 시간을 두고 보자라고 했다.
이 상황에서 나는 끓어오르는 주전자의 물처럼 요동쳤다.
결국 설레임과 떨림은 잦아들게 된다.
커다란 조각상을 못과 망치로 조금씩 다듬어간다는 느낌이 맞겠다.
너무 세게치면 부서지고, 부서진 건 붙여도 다시 떨어지게 된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를 생각할 때, 어떻게 덜어낼까를 생각한다.
절대로 이 사람을 놀래켜선 안된다고 다짐한다.
그럼에도 난 몹시 떨리고 쉽게 상처받고 있다.
'미약한 인간이기에 그럴 수 있어'라고 다독이고 조금 더 나아지자고 다짐한다.
조급하지 않게, 당신과는 천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