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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한다는 건

연애

by 아론

20대 초반, 첫 연애를 시작하는 심정은 '내 모든 사랑을 주면 되겠다'였다.

솔직히 표현함에 주저함이 없었고, 부담스러울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아직도, 자기 전 주기적으로 이불 차는 기억이다.


최근 바이올린을 배우며 함께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공연을 종종 본다.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하며 더 웅장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

누구도 지휘자의 빠르기를 넘어서면, 불협화음이 되고 만다.


사랑을 시작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은 '서로의 사랑을 맞추어감'이다.

어느 한쪽의 사랑이 커질 때, 서운함과 섭섭함의 저울은 큰 사랑을 가진 사람 쪽으로 기운다.

그리고, 그 가슴 아픈 마음들은 상대에게 전해지려면 이별의 시간에 다다라야 가능해진다.


'때'가 중요하다고 느낀다.

사랑하는 사람과 서로 혼자일 때 손잡고 시작할 수 있는 시점이 중요하다.

왜인지, 나의 삶에선 시작의 계기가 갑작스레 우르르 찾아오곤 한다.


그 과정에서, 성찰하고 상처받고 매 순간 생각나고 미칠 듯이 떨어왔다.

그리고 시작할 때, 형언할 수 없이 기쁘고 행복하다.

잃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살얼음 걷듯 조심스러워진다.


문득, 가정을 꾸리게 된다면 어떤 사랑을 주어야 할지 생각했다.

나의 배우자와 아이에게도 내 입장만 생각하며 사랑한다면, 그 관계가 지속될 수 있을까

사랑이 어떤 것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를 알아야 오케스트라처럼 아름다운 선율을 낼 수 있겠지


나 자신과도 적절한 사랑을 유지하며 다음 사랑을 기다려야겠다.

나에게도 지나친 연민으로 대하면, 나태함과 게으름에 빠진다.

훗날 진짜 어른이 된다면, 멋진 어른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20230406_124237.jpg * 오늘의 음악 : 정말로 사랑한다면 - 버스커 버스커 (그대는 여성, 당신은 남성으로 들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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