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글
상실의 아픔으로 글을 쓰게 됐다.
도려낸 듯 떠나간 그 사람을 붙잡을 편지를 쓰며 시간을 보냈었다.
결국, 전해진 건 차갑게 식어버린 마음이었다.
그때의 감정을 읽다 보면 섬세하며 거침없다.
솔직한 감정을 토로하며, 내 안의 외로움과 싸웠던 기억이 난다.
당시, 외로움이란 감정을 벗어나기보다 침잠하는 것을 택했었다.
상처가 생기면, 일부러 톡톡 주위를 건드린다.
어느 정도 누르고 건드리다 보면 상처가 줄 수 있는 고통에는 한계가 있다.
마음의 상처도 그렇게, 익숙해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두움이 무서울 때 그 길로 일부러 걸어보는 편이다.
무서워서 도망치고 달아나면, 언젠가 마주할 때 나 자신이 초라해진다.
후회스럽지 않았다면, 오늘을 잘 살아낸 것이라고 위로하며 걷는다.
사랑을 시작할 때도 먼저 다가가곤 한다.
워터밤 축제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물총을 쏠 때, 암묵적인 룰이 있다.
싫어하면 하지 말 것, 시작할 때는 상대의 의중을 면밀히 살필 것.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어떻게 대해야 할까?
가장 먼저, 내가 다치지 않도록 솔직하게 미움으로 조금씩 도려내야 한다.
그리고 맛있게 익은 나의 사랑을 내가 다시 씹어 삼키며 다음 사랑을 준비해야 한다.
길지 않은 삶을 살며, 늘 함께였던 것 같지만 혼자만의 시간도 길었다.
외로움과 우울함이 살며시 다가오면 끌어안고 울어본다.
'아, 내가 이런 감정을 느끼며 아파하고 있구나'
객관적으로 나의 잘못이 있는지를 따진다.
감성을 잠시 차치하고, 이번 사랑에 나의 잘못과 반성할 점이 있는지 돌아본다.
그 정도에 따라서 반성하며, 그 이상은 나의 몫이 아님을 상기하며 상처를 보듬는다.
가만히 바라보면, 사람의 얼굴과 몸은 무척 아름답다.
각자의 삶에, 각자의 향기가 남아 굴곡과 곡선 속 날카로운 직선들이 느껴진다.
모두,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는 멋진 사람들임을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