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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과 의심사이

사랑글

by 아론

나의 아버지는 의처증이 있다.

나와 어머니는 아버지의 술자리를 두려워했다.

어렸을 때의, 내 방 문 뒤에서 숨죽여 울던 기억들 뿐이었다.


최근 어떤 사람이 미워졌다.

나와 같지 않음에, 나 자신이 초라해지는 느낌이 싫었다.

그 사람의 모든 것이 거짓말처럼 느껴졌다.


소름 돋는 아버지의 냄새가 나에게 흘렀다.

미움이 짙어지고 곪으면 의심과 더 큰 미움이 되는 걸까?

악습이 세대를 이어가지 않으려면 지금 난 어떻게 해야 할까


상대방을 이해하고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나의 외로움과 슬픔을 상대방으로부터 채우려 하면 안 된다.

다만, 세상에는 답을 알아도 어려운 문제가 다.


사랑이란 어떤 것일까에 대해 재정의 했다.

단순히 성적인 이끌림과 관계만이 전부가 아니다.

몸이 멀어져도 마음은 가까이해야만 한다.


지나간 사람들이 떠오를 때가 종종 찾아온다.

그때마다 아쉬움과 허전함이 스치지만, 길게 가지 않는다.

그 사람들 모두, 각자의 사랑을 하며 행복했으면 좋겠다.


삶은 매일같이 나에게 시련을 안겨준다.

버겁다고 버둥대도, 시골인심처럼 듬뿍 담아준다.

니체의 말처럼 죽지 않았으니, 성장했다고 봐야 할까

1646818149429-12.jpg 제주도에서, 2021년 겨울과 봄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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