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론 Apr 27. 2024

편지,

사랑하는 친구에게

친애하는 나의 친구이자 둘 도 없는 가족에게.

우리로 지낸 시간이 더 지나더라도,

각자의 인생 속에 더 빛내고 값진 시간을 만들고 있겠지?


과거를 돌이켜보면 최선의 시간들을 보내온 우리야.

그렇기에 잠깐의 회동도 향이 진하게 우러나 옷깃에 배는,

차 한잔과도 같은 순간들이었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살았던 현자들에 비해 한없이 부족한 나지만

그들의 글 속에서 심적인 염증을 사무치게 느껴.

난 자주 길을 잃고 아파하며 잘 지내고 있어.


이기심과 허영으로 가득한 이들과 그에 반기를 드는

혁명적인 시도와 생각은 번번이 벽에 가로막혀 버리더라.

외롭게 살거나 멍청함을 연기하며 가면을 집어야 했어.




꿈과 목표, 그리고 그 과정을 이야기할 때 살아있음을 느껴.

자유로이 숨 쉴 수 있는 세상을 바라기 힘들겠지?

소리치고 부르짖어도 진공 속에서 숨 쉬는 기분의 연속이야.


대다수는 고리타분하다 말하는 이런 생각의

켜켜이 쌓인 먼지를 털어낼 생각이 없더라고.

조금씩 나아갈수록 어떻게든 이득만 취하려는 사람들만 보여.


순수한 이상을 가진 이들은 어디에 숨어있을까.

표적처럼 관통당한 나의 사고와 생각들이

시간의 화살촉에 갈기갈기 찢겨 재형성되고 있어.


나는 이 덧없이 늙은 생각들을 사랑하려 해.

두렵고 힘들 내일도 성큼성큼 발을 내딛는,

용감한 사람이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소망하지.




난 아주 나약한 사람이야.

생각하고 예견하려다 지레 겁을 집어먹고 도망쳤었어.

나는 아주 약한고 나에 대해 악한 사람이야.


하지만, 이 사실을 누군가에게 말할 때 조금은 강해지더라.

약점들이 나를 갉아먹고 토해내 굳은살과 근육을 만들고 있어,

나약하다는 사실을 상기함으로써 강해질 수 있더라고.


순교자들이 얼마나 힘들지를 생각하고 걷지 않듯이.

힘들 때는 잠시 쉬어가되

그냥 걸어보려고.


이 글들이 네 힘든 순간의 자그마한 등불이 되어

한 걸음 더 내딛을 수 있다면 기쁘겠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가 되길 바랄게.


이전 04화 미워해야 하는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