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깨달음
동성애에 대한 대답
깜빡이가 필요해
by
아론
Jan 9. 2024
아래로
어느 동생과 식사 중에 훅 들어온 말,
'남자를 좋아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눈앞이 하얗게 질려, 머릿속에 쥔 모든 카드를 떨어트렸다.
나는 이성애자이지만, 누군가가 나를 좋아할 수도 있기에
떨어트린 카드더미 속에서 준비해 둔 최선을 내밀었다.
'좋아할 자유도 있지만, 거절에 대한 존중도 필요하겠지?'
머쓱한 맥주잔을 부딪히고 이어진 대화 속에서
나의 생각을 매만지던 동생의 표정이 바뀌었다.
'아, 제 얘기가 아니라...' 오해는 삽시간에 녹아내렸다.
고백하려는 것이 아닌, 고백받은 경험을 말하려다
자신은 동성애자가 아니라는 당황한 표정이 앞을 가렸다.
오해를 푸는 맥주잔을 부딪히며 멜랑꼴리 한 경험을 들었다.
뭔가 특별함을 내심 바랬었던 걸까
쏟아부어지며 사랑을 갈구당했던 이야기를 들으며
'이성이나 동성 간이나 사랑은 같구나' 싶었다.
서로를 존중하며 내어주는 사랑이 좋다.
다만, 내어줌에도 정도가 필요하다.
그릇을 넘치면 손잡이나 수저를 들 수 없게 된다.
동성 간의 사랑에도 통용된다니 내심 놀랐다.
특별한 경험으로 상처받은 동생의 상처를 위로하며
집에
가는
길이 무거운 생각을 양손 가득 쥐게 되었다.
keyword
동성애
최선
공감에세이
11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멤버쉽
아론
소속
삼성전자
글쓰듯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의 마음에 닿기를 바라며, 글을 적고 있습니다.
구독자
57
구독
월간 멤버십 가입
월간 멤버십 가입
매거진의 이전글
창백한 푸른 점
부정적인 사람들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