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생각을 했길래
밤샘 근무가 끝나기 하루 전 굴을 먹었다.
잠복기가 지난 시점부터 속이 뒤집어졌다.
난생처음 노로바이러스에 걸렸다.
다행히도 증세가 심한 날은 휴일이었다.
캘린더에 가득한 할 일을 못했다.
사실, 그 계획들은 밤샘근무 후에 적합하지 않았다.
나에겐 휴식이 필요했던 걸까
수액을 맞고 약을 받은 후 잠만 잤다.
눈을 뜰 때 한 일은 눈을 다시 감는 일이었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타이트한 스케줄에 지쳐있던 걸까
3시간부터 8시간까지 다양하게 연달아 잤다.
특별한 꿈도 꾸지 않았다, 거의 30시간을 잤다.
운동도 공부도 음악도 못했다.
하지만 나쁘지 않았고, 오히려 좋았다.
나에게 휴식이 필요했던 걸까,
질병으로 쉬는 것은 좋지 않지만, 이것에서도 배울 점은 있다.
그 음식들로 인해 생긴 질병이지만, 생길 때가 된 건 아닐지.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야겠다.
하나씩 다시 시작하면 된다.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