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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론 Feb 13. 2024

글씨

내가, 글을 멈추기로 했던 이유

연필의 촉을 보고 쓰기 시작했다. 조금 천천히 썼다.  한결 깔끔해졌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서둘렀던 걸까? 더 빨리 가려고 휘갈겼던 글씨보다 오히려 차분하게 한 글자 한 글자 담아낸 것이 훨씬 나의 글에 들어맞았다.


어렸을 적부터 글씨를 못 쓴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스트레스를 참 많이 받았는데, 그 이유는 초등학생 시절 일기 검사를 받던 때에 가장 무르익었다.


나의 아버지는 나의 글씨를 탓하고선 나의 일기를 매일같이 검사하려 하였다. 오히려 반감이 들었고, 나의 일상을 솔직하게 적지 못하는 글에 나는 상당히 상처받았다.


나는 오이를 먹지 못하는데, 이 또한 나의 아버지의 억압과 겁박에 가장 큰 무게를 둔다. 강요로 뭔가를 한다면 단기간은 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이어가지 못하는 법이다. 공부도, 삶도, 그 어떤 것이라도.




최근에는 글을 많이 적고 있다. 일기도 쓰고, 나의 생각을 솔직하게 담아낸다. 편지도 쓰고 선물로 주기도 한다. 어렸을 적 나는 그를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싫었는데, 오히려 지금은 누군가에게 선물해 주고 싶은 마음도 크다.

자발적인 마음이다. 이는 나의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마음도, 글씨도, 의미도, 그 모든 것도.


속도도 중요하지만 방향 또한 중요하다. 제아무리 돈을 많이 벌었다. 한들 건강을 잃거나 불법적인 일로 계속해서 불미스러운 일에 엮인다면 그것은 옳지 못하다. 나에게도, 나의 영혼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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