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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론 Feb 01. 2024

우울한 하루

구시렁구시렁

아침미팅부터 지겨움과 짜증이 몰려왔다.

당연한 말을 하는 상사와, 침묵하는 팀원들

다,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싶어 우울했다.


새로울 것이 없는 하루가 싫었다.

주어진 업무를 혼자 해야 한다 생각하며 떨었다.

나에게만 왜 이리 가혹한 것일까, 우울했다.


함께하는 이들과도 언젠간 끝이 나겠지,

지금은 웃으며 지내도, 회사를 나서면 인사라도 할까?

허무하게 느껴져 우울했다.


자전거를 타며 퇴근하다, 가로수 한 그루를 보았다.

이 나무는 왜 살아있는 걸까?

이 나무도 그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할까?


죽음을 택하는 나무는 없다.

여러 사람과 관계하는 것에 기뻐하는 나무도 없다.

그저 살아간다.


나무처럼 살아야 할까

그저 살아가는 것에 집중해야 할까

또다시, 잡생각이 몰려들었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내가 몹시 우울한 하루를 보내고 있음을 알았다.

그리고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을 마치고 퇴근했다.

오늘의 나는 오늘치의 최선을 다했다.




몹시 졸려 집에 오자마자 쓰러졌다.

책상 위 펼치기로 한 책들을 뒤로한 채 잠들었다.

오늘도 이렇게 끝이 나는구나,


오늘도 시작과 끝을 맞았다.

이 당연한 것보다 중요한 건 그 과정들이다.

때때로 끝까지 가야 한다고 느낀다, 우리의 끝은 죽음뿐인데도


그리고 눈을 뜨면 어제에 괴로워할 것이다.

왜 나는 다 끝마치지 못했을까...

분명 어제의 나는 어제의 최선을 다했다.


그럼에도 약간만 부족하지 않았다면 못하는 건 아니었을까,

그럼에도 나를 탓하며 하루를 불행하게 산 것은 잘못이다.

그럼에도 어제를 잘 살아낸 것은 잘한 일이다.


20대가 저물고 있다.

연연하지 않으려 하지만, 기회들이 점점 사라지는 기분이다.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말을 들어도 부족하게만 느껴진다.


술자리에서 나이 먹어감을 두려워하던 이들에게

'30대, 40대에는 어쩌시려고'라는 말을 했었다.

나에게도 물어야겠다. '30대, 40대에도 그러시려고?'


잘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다.

그럼에도 중요한 건 오늘 눈을 떴다는 사실이다.

오늘치의 삶을 온전히 살아내야 한다.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모른다.

생각보다 나쁠 수도 좋을 수도 있다.

어쩌지 못하는 것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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