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뜬다. 눈을 꿈뻑꿈뻑 두 번 정도 깜빡인 다음 시계를 본다. 남은 시간이 제법 있다면 가벼운 스트레칭과 공복 유산소를 한다. 최근에 나는 살이 많이 쪘고 예전과 같은 세 자릿수로 가기 전에 예방주사를 놓아야 한다. 조금은 귀찮을 수 있지만 오히려 바깥을 조금 뛰고 온 뒤에야 내 머리는 진정된다.
아침에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오히려 오늘의 부담감에 짓이겨 아침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낼 수도 있다. 샤워를 하고 간단한 식사를 한다. 물론 무거운 식사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되도록 가벼운 식사를 하려 한다.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위장이 너무 무거우면 집중력이 위장으로 가버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배가 부르면 너무 졸리다.
모든 에너지를 다 위장에 써버리는 느낌이다. 그렇게 가벼운 식사와 되도록 가벼운 식사와 공부를 곁들인다.
오늘을 해야 할 공부의 총량이 있다. 그것을 채우기 위해 조금씩 조금씩 해나간다.
실상 원하는 만큼을 다 채우는 적은 많이 없다. 내가 목표를 너무 과도하게 설정하기도 하면서도, 그 목표들을 다 해야만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을 더 줄일 수 있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이 정도가 난 최선이라고 생각하지만 번번이 그것을 어기고 좌절하며 쓰러져 운다.
그리고 출근 준비를 한 뒤 회사로 간다. 되도록이면 웃는 얼굴과 행복한 마음을 가지고 간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난 잘 모른다. 다만 오늘도 행복한 일들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가면 부담감도 적고 후배들과 반갑게 인사할 수 있다.
일은 되도록 꼼꼼하게 하되 그 어려운 적당히 일을 실천하려 하고 있다. 퇴근 후에는 졸린 마음을 졸린 기분을 참고 최대한 앉으려고 한다. 누우면 졸리기 때문에 최대한 앉으려고 하는데 자버려도 뭐 어쩔 수 없다.
나는 교대 근무를 하기 때문에 자주 졸리다. 뭐랄까, 계속해서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시차 적응을 하는 느낌.
일주일 간격으로 하기 때문에 그 느낌은 제법 나를 지치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래도 공부를 했다면 조금 남은 시간이 있는지 살펴본다.
이 남은 시간에는 책을 읽거나 좋아하는 유튜브 영상을 보거나 혹은 바이올린을 켠다. 바이올린을 켠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재밌다. 내가 원하는 수준만큼 올라가기는 쉽지 않겠지만 이것도 꾸준히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물론 자다 보면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래도 죄책감은 느끼지 않으려고 한다. 그 죄책감은, 오히려 나의 다음 해야 할 것들을 놓치게 되는 불필요 악이기 때문이다. 잠에 들기 전에 다시 한번 내가 놓친 것들이 있는지, 혹시 전화 외국어나 글을 쓰는 것에 게을리하지 않았는지를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