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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론 Feb 16. 2024

자전거 수리

4년 정도 출퇴근길에 열심히 타고 다닌 자전거가 고장이 났다. 이 자전거 덕분에 나는 수천만 원의 자동차와 연료비, 그리고 보험비를 안 낼 수 있었다. 당연스럽게 여러 수리할 곳이 생겼고, 구매한 매장에서 수리를 받곤 했는데, 알고 보니 후려치기를 하는 매장이었다.


브랜드 매장이었기에 당연히 믿고 갔지만 뭔가 이상했다. 계속해서 오래 탔다고 트집을 잡는 내 자전거가 슬퍼 보였다. 왜 3~4년밖에 타지 않은 자전거가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할까?



계속해서 이곳저곳 고쳐야 한다. 근데 이걸 고치려면 차라리 사는 게 낫다. 교체 시기가 되었다 라며 트집을 잡기 시작했다. 뭔가 꺼림칙했다. 심지어 내가 사용하는 카드가 갑자기 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현금을 원한 걸까?


꺼림칙함은 확신으로 바뀌었고 다른 매장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해당 브랜드의 매장들은 모두 비슷한 가격대와 대답을 했다. 심지어 어떤 매장은 무척 불친절했고, 전화 너머로도 불친절함이 전해졌다. 내 돈 내고 수리 맡기는 건데 왜 내가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나 하며 전화를 끊었다.


그러다 오히려 내 자전거 브랜드 매장이 아닌 다른 매장에 사장님께 전화를 걸었다. 전화 너머로도 한 귀에 그 친절함이 느껴졌다. 뭐지? 일단 와보라고 하시네. 그래서 가져왔다. 사장님은 이곳저곳 보시더니 '브레이크도 괜찮고 타이어도 괜찮고 뭐 약간만 손보면 되겠네요' 라더니 자전거에 베어링만 1만 5천 원 주고 교체하고 가라고 하셨다.


심지어 그 베어링을 싸게 고치려면 괜찮은 부품이 들어오는 다음 주쯤 와서 맡기고 가면 금방 수리해서 돌려주겠다고 하셨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뭔가 사기당했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번 거듭 드리고 거리를 나섰다.




세상에는 내가 알게 모르게 당하는 사기들이 많다. 1만 원, 2만 원도 정말 소중하다. 그 돈이면 정말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다. 물론 그 브랜드 매장은 정찰제로 가격을 매겼을 수도 있겠지만, 역시 발품을 팔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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