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적인 우리 회사의 복지가 있다. 유명 음악가를 초청해 임직원을 대상으로 연주회를 하는 것인데, 이번에 감사하게도 백건우 피아노 리사이틀을 다녀왔다.
내 몇 곱절을 피아노와 함께 산, 거장의 음악이라 기대가 컸던 탓일까. 살바도르 달리展에서 느꼈던 느낌과 비슷했다. 완성된 작품에서 느껴지는 타이트함에 질린 채 돌아왔다.
흠 없이 완벽하게 맞춰진 작품의 정형화된 느낌이 들었다. 감히 평하기도 송구스러울 음악가에게 이런 평을 내려도 되나, 내가 수준이 낮은 건가,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반면에 중학교 동창들의 졸업 작품 전시에서는 실험적인 형태를 보며 즐거웠던 추억들이 많다. 대가들의 작품들도, 중간 단계의 도전적인 작품에서 더 마음이 움직이곤 한다.
결과보다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일까, 내가 함께할 때 행복한 게 중요한 거니까. 이번 휴일엔 처음 보고 느끼는 작가들의 작품을 보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