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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론 Jun 19. 2024

불합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기술사 시험에 떨어졌다. 이런저런 핑계들이 머릿속을 어지럽히지만, 결국 내 부족함에 의한 결과. 이번에는 상처받기 전에 이전에 불합격했을 때를 떠올렸다. 난 항상 실패지점마다 크게 휘청였다.


이유 없이 의지만 넘치고, 자만하던 때는 자책이 필요했다. 하지만 어떤 약이든 과다복용은 좋지 않은 법. 썩은 부분을 도려내다 생살까지 뜯어내곤 했다.


자책의 시간을 지나, 실패를 의미 있게 받아들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요즘 궁금한 것을 CHAT-GPT에 자주 묻곤 한다. '시험 불합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를 검색했다.




'실패를 기회로 받아들여야 한다, 자책하지 말라' 등의 뻔한 말들. 이 딱딱한 문장 속에서도 위로를 받는 걸 보면 마음이 많이 다쳤나 보다.


시험을 준비하며, 집중을 온전히 하지 못했다. 잡생각도 너무 많았는데, 처음 겪는 시험이고 어떻게 출제될지 기출문제를 봐도 갈피가 안 잡혔다. 시험은 잘 볼 수 있을까, 걱정이 너무 많았다.


한 번에 넘어갔다면 좋았겠지만, 기왕 돌부리에 넘어졌으니 왜 넘어졌을까를 생각하고 일어나고 싶다. 그리고 다음에는 비틀거리다가도 중심을 잡고 싶다.




잡생각의 중심에는 나를 믿지 못하는 마음들이 보인다. 내가 나를 못 믿으니 이런저런 통계에 기대고 싶다. 시험장에 들어가는 건 나인데, 다른 수험생들의 이야기만 찾게 된다.


여러 시험을 연달아 보니 지친 것도 맞다. 하지만 날렵한 몸이라도 내장지방이 있듯이, 아직 꺼내고 부숴야 할 나 자신이 많다.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갈 길이 멀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걸어야지. 결국 결승선에 닿아야 하는 건 나 자신이고, 내가 나를 믿는 시간이 많아야 온전히 준비할 수 있다. 이번에 부족했던 점수만큼을, 왜 낮은 점수를 받았는지 분석하는 시간과 함께 다른 것들을 챙겨야겠다.


떨어지고 무너지더라도 결국 기회는 온다. 포기하지만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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