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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론 Jun 05. 2024

날 때 말고, 내서 하기

 매일 크고 작은 변화들 속에서 살아간다. 그렇기에 시간 나면 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지 않나 싶다.




 실제로 시간이 많이 남는 날은 많지 않다. 물론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대부분 매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그리고 그날 할 일을 끝냈다면 앞에 할 일을 미리 당겨오기도 한다.


일중독으로 부를 수 있겠지만, 내 경우엔 갈 때까지 가봐야 직성이 풀리기에 공부든 운동이든 음악이든 실패 지점까지 가보는 걸 좋아한다. 그렇게 운동하다 근육도 녹아 여름휴가를 병원에서 보내기도 했지만, 그래도 어디까지 가능한가를 알고 모르는 건 차이가 극명하다.


그렇게 지내다 돌이켜보니 시간이 나는 날은 거의 없었다. 또 우리는 "시간 나면 언제 한번 보자, 밥 한 끼 하자." 이런 말을 자주 하는데 그런 약속들은 좀처럼 지켜지지 않는다.



'왜일까? 마음에 없는 말이어서일까? 만약 마음에 있는 말이었다면 왜 이런 말들은 이루어지지 않을까?'라고 생각이 든 후부터는  "그럼 언제 볼까요? 이 날은 어떠세요?"라는 말로 대화를 이어 약속을 잡아왔다.

정말로 마음에 없던 말을 한 사람들은 바쁘다는 핑계로 자연스레 멀어졌다. 하지만 시간을 '내서' 만난 사람들은 그 만남을 한 번이든 두 번이든 좋은 추억으로 이어갔다.

지금도 그 모든 사람들을 절친한 사이로 지내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만남이 이어지거나 우리가 하는 많은 일들 대부분 시간이 '나야' 하는 일이 아니라 시간을 '내서'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요즈음 절친한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언제 한번 보자'라는 말의 끝에는, "꼭 시간 내서 보자"라고 한마디를 묶곤 한다.




 각자의 삶은 다사다난하다. 젊었을 땐 방황하다 시간을 흘려보내고, 나이가 들면 가족과 함께 보내고, 자식들을 키워내는 데 정성을 다하기에 시간이 '나는' 때는 많지 않다.

그리고 그 시간이 났을 때는 자각하지 못한다. 그저 흘려보내거나 유유자적하게 보낼 수 있겠지만. 그렇기에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시간을 '내야' 한다. '나서' 하는 것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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