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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론 Aug 08. 2024

연락과 관심사이

어떤 사람과 대화를 나누다,  연락이 끊기는 느낌을 받았다. 20분, 40분, 1시간, 2시간 천천히 서서히 답신은 느려졌고, 그에 맞춰 걷다 보니, 연락이 끊겨버렸다.




현대 사회에서 휴대폰을 들고 다니지 않는 순간이 있을까. 하물며, 잠결에라도 중요한 연락이 올까 손 닿는 곳에 휴대폰 충전기를 꽂아놓는데.


관심  상대와의 대화에서는, 더 급한 사람이 승자 없는 패자가 된다. 더 많은 영역을 공유하다, 상대 질려하면 연락은 끊긴다.


이때의 아픔은 그 누구도 치유해 줄 수 없다. 상처 환자도 모르기에. 전문가와의 상담을 이어가다 보면 찾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 그 발걸음은 이어지지 못한다.




내상은 가장 아픈 순간에 튀어나온다. 건강도 사람도, 사랑도 잃고 나서야 가장 아프고 슬피 울게 되는 건 그 이유 때문이 아닐까.


언젠가, 마음의 근력이 느껴졌다. 근력보단 굳은살이라고 부르는 게 맞겠지. 긁힌 정도의 찰과상은 그러려니 하며, 어지간한 일에는 쉽게 놀라지 않는다.


심야영화로 공포물을 선택하는 데에 주저하지 않아 질 정도로 무덤덤할 주음 관심끊는 능력이 생겼다. 상대의 돌아오지 않 관심을 과감히 쳐내고 내 삶을 는 그런.




첫사랑에, 사랑이 맞는지를 저울질하다 이별할 즈음 지저분하게 헤어지는 커플처럼 이전의 나는 마음의 잔가지가 많았고, 긁히는 건 매번 나였다.


불필요한 이파리와 가지를 쳐내고, 나 자신을 챙기기로 한 시점에, 살아가는 노하우가 생겼다. 고독함과 외로움을 친구로 여기며 순간에 집중으로 잡생각을 지우는.


침묵도 대답이라는 말이 있듯, 돌아오지 않을 연락 편지가 되어 승냥이나 고라니가 물어갔기에,  도착하지 않았다고 신승리로 매듭짓곤 한다.




돌아오지 않을 관심으로부터 내 삶에 집중하는 것. 운동, 공부, 그 외에 중요한 것들을 챙기며 알찬 하루를 보내다 보면 무엇 때문에 그리도 힘들어했나 싶어 진다.


누군가 이게 정답이라고 말해주길 바랐었다. 그런 사람은 존재하지 않고, 설사 그런 사람이 존재하더라도 나에게도 그의 정답이 맞지 않을 수 있다. 이 생각도 쳐냈다.


여태 잘 지내왔던 만큼, 그대로 잘 지내면 된다. 못 지냈던 부분은 조금씩 다듬고 주무르다 보면 제 아무리 뻣뻣하고 딱딱한 관절이라도 조금은 유연해지 않을까.




그렇게 내 삶에 조금 더 유연해지고 있다. 흔한 드라마 대사처럼, 나도 처음이기에 서툴다. 하지만 조금씩 나아가다 보면 누군가를 포용할 만큼 마음의 그릇이 커지지 않을까.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을 지나치고 있다. 두껍고 어려운 책 같은 인연들도, 언젠가 헤아리고 살필 수 있을까. 그때의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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