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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론 Sep 13. 2024

다른, 우리

 직장 동료의 소개로, 인연이 생겼다. 만나기 전 사진도 마음에 들었고, 연락도 스근하게 잘 풀어나가 연을 이어 나가고 있다. 우리 둘은 성격이 많이 다르다.


ENFJ 남자와 ESTP 여자의 만남. 우리는 많이 다르다.




 평소, 잡생각이 많은 나는 함께하는 이의 기분이나 호응에 신경을 많이 쓴다. 표정 변화라던지, 상황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풀어나가려 하며, 안 하려고 하지만 감정의 전이가 많이 되는 편이다.


이런 나에게, 소중한 친구가 있다. 그 MBTI ISTP, 나와 정반대의 성격을 가졌다. 혼자 연구하거나 공부하는 것을 좋아한다.


현실적이며 크게 실수한 게 아니라면 무언가를 깊게 담아두지 않는 편이다. 그와 나는 극과 극에서 닿아있다




 인간관계를 맺다, 이성적으로 판단이 필요한 부분은 그에게 묻곤 한다. 내가 오만가지로 펼쳐나간 것들은, 그에겐 큰 고민거리로 여겨지지 않았다. 그도 공감을 필요로 하는 후배나 동료들의 이야기를 나와 나누곤 한다.


그는 피곤하거나 관심이 없는 것에 마음을 두지 않는다. 굳이 경험은 해보겠지만, 기억에 담아두지 않는다고 할까.


무척 효율적이지만, 종종 나의 이야기를 귀담아듣지 않음에 서운함을 느끼곤 했다.




 앞서 말했듯이, 극과 극에서 닿음을 느꼈다. 이 친구가 내게 호의적이지 않으려면 굳이 시간을 같이 보내려고 할까. 그보다는, 그저 지금이 피곤하고 지쳤거나 관심사가 아니기에 마음을 두지 않는 것은 아닐까.



맥주 한 잔을 기울이며 물은 나의 질문에, 같은 대답을 건네받았다. 이런 습성을 잘 알고 있기에,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곤 한다. 불필요한 순간에는 과감히 내 할 일을 하는 것.


지금 만나는 사람도 그렇다고 생각하니 편해졌다. 알아가는 단계에서 더 조급하고 알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다행히도, 숱한 경험들에서 느꼈듯이 조심히 보듬고 다가가지 않는다면 너무 뜨거움에 달아나게 된다. 그 반대의 경우도 그랬었고.


매일 찬물로 샤워를 해야 하나, 할 정도로 미지근함을 추구하고 있다.


더 알아가고 겪어보며 닮아있는 부분을 찾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야겠다. 떠오르는 생각은 글이라는 도자기로 빚어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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