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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모르겠다.

연애

by 아론

잘 모르겠다.

마음이 가는 사람이 있어 호감을 표시했다.

기존에 했던 연애와는 달리 연락이 아주 뜸한 사람이었다.


하루에 1번도 연락하기가 쉽지 않았다.

각자의 시간을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했었지만,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휴대폰을 붙들고 사는 사람이길 바라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예 연락 안되는 건 좀 적적하고 외로웠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들어왔다.

이것은 나의 욕심이 아닐까?

사랑과 욕심의 경계속에서 구간을 나누는 생각을 시작했다.


내가 그 사람을 기다리는 것은 사랑이다.

내가 그 사람을 걱정하는 것은 사랑이다.

내가 그 사람과 만나고 싶은 것은 사랑이다.


다만, 그 사람이 연락하는 것은 그 사람의 자유이다.

다만, 그 사람은 그 사람의 시간을 자유롭게 잘 보낼 것이다.

다만, 그 사람이 나를 보고 싶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의 역할이다.


잘 모르겠다.

사랑을 시작하고 싶은데, 걸리는 부분이 있어서 다른 사람을 만나야 하나 생각이 든다.

다른 많은 부분들은 나와 잘 맞다보니 이 불일치를 극복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연애가 길어지면 자주 연락하기가 쉽지 않다.

매번 했던 이야기 또 하고, 또 하고 하다보면 주제가 많지 않다.

긴 연애를 많이 하다보니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요즈음, 절에 들어가 살고 싶다는 생각을 문득 했다.

모든 속세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그럴 수 없는 중생이니 내가 떠날 수 없는 절과 함께 융화되어야겠지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도 싶다.

아직도 내가 하는 일에 확신이 잘 없다.

철학하는 기분으로, 나의 사랑에 놀라지 않게 조심조심 걷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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