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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아론
Sep 21. 2024
마음대로 하더라도 괜찮은,
내가 없는 밤이, 걸리적거리기만 할 뿐인 내가 없는 이 밤이 네게 더 편안할 수 있다면. 차라리 네 삶에서 내가 지워졌으면 좋겠어.
심장이 뜯기듯이 아프고 불덩이를 삼킨 듯이 타오르는 목마름에도, 아무것도 뱉을 수 없는 무더운 가을밤. 모든 게 내 잘못이라 생각하니 편하네.
미안한 마음이 너무 커져 죄책감이 되어갈 때 즈음에. 난 걸어. 집 근처 운동장을 계속해서. 언제 끝날지 모르게, 함께 걷기로 했던 그곳을.
한참을 걷다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을 잔뜩 싸매고 집으로 향해. 너무 울적하면 코인노래방이라도 들려서 울부짖고 오지만, 생각만큼 좋지 않은 실력 탓에 시원하지도 않네.
그러다 메모장을 켜고 하염없이 적고 있어. 닿지 못하겠지만, 편하네. 썼다 지우기를 반복했던 메시지처럼 답을 기대하지 않아도 되니까.
넘겨짚으려 하는 못된 내 생각을 틀어막을 필요도 없이 미친 사람처럼 허공에 대고 쏟아내고 있어. 유일해. 내 마음대로 하더라도 괜찮은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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