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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비

by 아론

눈은 비와 달리 내리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

소복소복 포근하게 내려앉은 눈송이는

조용히 그늘 없는 곳이 자리 잡는다.


서로를 끌어안은 눈송이들은 얼어붙고

겨울의 풍경을 장식한다.

눈꽃이라 불릴 정도로 찬란하게.


때론 눈사람으로, 때론 눈싸움으로

한 때의 추억을 장식하는 눈은

하얗게, 순수하게 아름답다.




봄과 가을을 알리는 시원한 비가 내린다.

쏴아아 모든 걸 씻겨내려는 듯

눈과 꽃, 그리고 그리움을 끌어안는다.


지나 보면 눈도 비도 물방울이 되어

각자의 우산을 따라 흘러내린다.

이게 다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을 정도로.


이유는 없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어떤 날에는 눈이, 그리고 비가 내린다.

그리고 어떤 날에는 눈이, 비가 되어 내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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