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지치는 사람들이 있다.
회사에 다녀오거나 학교만 다녀오더라도
온몸에 힘이 없어지는 사람들.
오랜 친구가 내게 말했다.
"난 너무 예민한 것 같아, 집에 오면 너무 피곤해"
씁쓸한 표정으로 소주잔을 기울였다.
어떤 말을 해주면 좋을까, 한참을 생각하다 대답했다.
"넌 예민한 게 아니라 세심한 게 아닐까? 관계의 소중함을 알기 때문에 더 조심해서 말과 행동을 해서 그럴 거야."
타인의 상처를 헤아리는 사람은
생각함으로써 많은 체력을 소모한다.
배려가 잔뜩 묻은 행동에는 많은 고민이 담겨있다.
누군가는 굳이 그럴 필요가 있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추운 겨울에도 따뜻한 봄을 기다릴 수 있지 않을까.
살다 보면 많은 냉소를 마주한다.
그런 와중에 세심한 사람들이 조금은 삶을 데워준다.
추운 겨울에 주머니 속 손난로 정도의 따뜻함으로.
그런 삶을 지향하고 싶다.
바보 같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그들의 세심함을 알아보는 삶, 그리고 함께하는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