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며 하고 싶은 게 정말 많았다.
게임, 운동, 충분한 잠,
친구들과 놀고도 싶었다.
물론, 준비하는 동안 전혀 안 한 건 아니지만
막상 시험이 끝나고 접해보니 전혀 기쁘지 않았다.
기대했던 게임도, 여유도 생각보다 즐겁지 않았다.
재미는커녕, 오히려 시간이 아깝게 느껴졌다.
현실 속 나를 쌓아가기도 벅찬데,
가상 속 캐릭터를 키우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다.
차라리 그 시간에 필요한 걸 배우거나,
책 한 장이라도 더 읽는 게 낫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수십 번, 수백 번 하다가 결국 모두 지웠다.
멀리 보이는 산은 평화로워 보인다.
가까운 곳에선 보이지 않는 감정들이
거리를 두고 보면 아름답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막상 산을 오르면
“아, 정말 힘들다. 이 날씨에 내가 왜 이러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드는 법이다.
예쁜 카페가 보기에는 근사하지만
막상 가서 앉아보면 그곳에서의 경치는 볼품없듯이.
어쩌면 너무 좋아 보이는 것들은
대부분, 허상일지도 모르겠다.
무지개 너머에 무언가 있다고 믿는 것처럼,
얼른 어른이 되고 싶어 하던 어린 시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