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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 사용법

나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순간들

by 아론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이라는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 있다.

'사람의 소중함을 알 때는, 그를 잃었을 때다.'




내 안에서 타인의 자리를 더 많이 남왔다.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온 집이

작은 방 안에는 잡동사니들로 가득한 느이었다.


가족, 연인, 친구들 사이에서도 좋은 사람이고 싶었다.

늘 나이스하고 친절한 사람.

나를 돌보는 시간은 아깝다고 생각해 왔다.


그렇게 집착에 가까운 소중한 사람들을 잃어왔다.

힘겹게 만난 인연들도 시간이 지나

서로가 네모에서 동그라미로, 그리고 별모양으로 변했다.




그렇게 모든 것을 잃고 난 자리에는 나만 남았다.

무릎을 끌어안고 조금씩 내 안을 채워갔다.

타인의 자리를 깨끗이 닦고 씻어내며 나로 채웠다.


자주 죽음을 생각하던 내가,

내일을 기대하며 잠에 들었다.

끝과 시작이 두려움에서 설렘의 떨림으로 변해갔다.


언젠가 나는 또 나를 잃을 것이다.

내가 가장 힘들 때 저버리는 것도

나를 한없이 용서하고 이해할 존재도 나니까.




그리워하고 소중함을 깨달을 때도 돌아오는 건

내 안을 가득 채운 나라는 존재다.

돌아오는 길이 멀지 않도록 과자를 떨어뜨려주는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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