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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 빠진 독

by 아론

준비하던 계획이 모두 틀어져 버렸다.

어쩌면 좋을까.

앞 길이 막막한 공허함을 채우려

목구멍에 쌀밥을 밀어 넣었다.


평소 먹지 않던

음식이 담긴 접시들을 비워냈지만,

여전히 속은 텅 비어있다.


무엇을 하더라도 달래 지지 않겠지만,

무엇으로라도 채우고 싶다.

무용한 짓이겠지만.




견딜 만큼만 아팠으면 좋겠다.

밤이 지나 아침이 왔으면,

그렇지만, 아침에도 밤이 남아있으면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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