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 사람과 함께 사는 게 행복해요
그가 지금의 아내를 처음 주변 사람들에게 소개하려 했을 때 그녀가 너무 말이 없어서 모두 놀랬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타고난 달변가였고 항상 재치 있게 모임을 이끌어가는 편이라서, 도무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다. 물론 자신과 반대의 모습을 가진 사람과 살기도 한다는 말이 있었지만 그녀는 가끔씩 말을 해도 그 목소리가 작았고, 그나마 말하는 것도 어쩌다 말하는 것이었다.
그의 부모님도 그랬고 다른 이들 대부분이 딱히 그의 결혼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왜 하필 그런 사람이냐고 모두들 한 마디씩 했지만 그는 그녀와 결국 결혼을 했다. 정말 미스터리 한 결혼이라고 이야기들 했지만 그는 별로 상관치 않았다.
그렇게 결혼을 해서 아이가 태어나고 몇 년이 지난 뒤에 그는 술자리에서 그녀와의 결혼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 사람은 알다시피 별로 말이 없어요. 원래부터 그랬다고 하데요. 성격상 소극적인 것도 있고, 내성적이고 낯가림이 심한 편이었다고 해요. 그나마 나와 만날 때쯤에는 많이 나아진 거고.. 음, 왜 그렇게 말이 없는 사람과 결혼을 했느냐? 물론 그 사람이 좋아서 결혼을 한 거고, 처음에는 그 사람이 나를 밀쳐내려 했지만 내가
저돌적으로 대시해서 결혼을 한 거예요. 당신의 인생을 내가 책임지겠노라고.. 어느 날 아내가 나에게 묻더군요. 그때까지 들은 목소리의 두 배쯤 되는... 이런 나와 결혼을 정말 하고 싶어요?라고... 내 대답은 물론 간절하다고 했지요.. 퇴근해서 집에 가면 나 혼자 계속 떠들어요... 그래도 괜찮아요.. 아내의 음식솜씨도 좋고, 무엇보다 시원한 맥주를 마시면서 시답잖은 이야기에도 웃으며 들어주니까, 비록 말은 잘 안 해도 웃기는 하니까... 내가 하는 그 어떤 이야기도 귀를 쫑긋하며 들어주니까... 행복이 별건가요? 그런 게 행복이지.... 어쩐다 저쩐다 할지라도 난 그 사람과 함께 사는 게 행복해요..."
누군가 그랬다. 결혼한 지 10년만 지나도 평상시에 나누는 대화는 급격히 줄어든다고... 하지만 그는 여전히 혼자서 떠들어대며, 아내를 웃기면서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