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코다테 시 전차로 떠나는 낭만 여행 세 번째

후나미자카, 치토세자카

by 늘 담담하게


외국인 묘지에서 동쪽 방향으로 그러니까 하코다테 역방향으로 언덕을 가로질러가기로 했다. 자 걷다가 이게 뭔가 싶어서 자세히 봤다. 이건 그대로 읽으면 "구 정명 다이 마치"이다. 앞편에서 전차 정류장 도쿠마에 부근을 옛날에는 다이 마치라고 불렀다고 했다. 바로 그 내용을 표지석으로 만들어 저렇게 길가에 턱 세워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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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묘지에서 내려오는 길에 고류지高龍寺에 들렀다. 홋카이도 지역에서 이런 사찰을 보기가 쉽지 않기에 생소한 느낌이 든다. 이곳은 하코다테에서 가장 오래된 절이다. 1633년에 창건되어, 1706년 하코다테 사이와이자카 부근으로 이전했고 하코다테전쟁이 막바지에 이른 1869년 6월 20일 당시 신정부군이 이곳으로 난입했다. 당시 이곳에는 구 막부군의 부상자를 치료하는 진료소가 있었는데 신정부군은 부상자였던 구 막부군 병사들을 살해하고 불을 질러 고류지는 전부 타버렸다. 그로부터 10년 뒤인 1879년에 현재의 위치로 옮겨와 1899년에 본당이 완성되었으며 1911년 동북 이북에서 가장 큰 산문이 건축되었다. 산문만 봐도 상당한 실력을 가진 목수들의 작품이 아닐까 싶었는데 니가타현의 유명한 장인의 솜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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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또 뭔가 싶어 한컷, 막부 말기에서 메이지 시대 초기의 사진사로 활동했던 요코하마 마쓰사부로의 묘라고 쓰여 있고 대강의 내용은 그가 어떤 활동을 했는지에 대한 것인데, 막부 시대 말기에서 메이지 시대 초기까지 그가 일본 사진술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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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설명했던 우오미자카 안내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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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바람은 분명 부는데, 아주 시원한 편은 아니었다. 홋카이도 6월의 날씨는 굉장히 변화가 심하다. 어떤 날은 낮 기온이 28도까지 올라가다가 다시 뚝 떨어지고, 이 날도 그랬다. 잠시 쉬었다가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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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코다테 언덕길은 한 블록씩 옮겨간다고 보면 된다. 그러니까 우오미자카에서 한 블록 다음 길이 후나미자카船見坂(배가 보이는 언덕)이다. 이곳은 항구에 드나드는 배가 잘 보이는 곳이어서 후나미자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지명이 그렇다는 거지, 지금 시대에 하코다테 항으로 들어오는 배는 대부분의 언덕에서 다 볼 수 있다. 지금의 후나미자카 하코다테 서중학교가 자리 잡아 막혀 있지만 원래는 한 블록 위에 쇼묘지称名寺와 바로 연결되었기 때문에 쇼묘지의 언덕이라고 불렸다. 1873 년에 「후나미초라는 마을 이름이 생긴 것과 맞추어 이 언덕은 「후나미자카」가 되었고 1879 년의 대화재 후에 행해진 구획 정리에서, 원래는 가파른 경사길이던 언덕이 완만하게 되었다. 현재의 길이가 된 것은 서중학교가 생긴 태평양 전쟁후이다. 다시 보충하자면 1800년대 후반의 이 언덕길은 경사가 가팔라서 지옥언덕이라고 불릴 정도였고 그래서 항구로 다니는 배들이 훨씬 잘 보였을 것이기 때문에 후나미자카라고 이름 지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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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보이는 곳이 후나미자카를 막고 있는 하코다테 서중학교이다. 이 중학교 위쪽에 소묘지称名寺가 있다. 소묘지는 고류지만큼이나 역사가 오래된 사찰이다. 1644년에 창건되었고 1881년에 현재의 위치로 이전했다.


소묘지.jpg 소묘지, 초여름의 수국이 예쁘게 피는 곳이다.

자, 이 후나미자카에는 다이쇼유旧大正湯가 있고, 그 맞은편에는 유명 소바가게 소바쿠라蕎麦蔵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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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유旧大正湯이다. 이 분홍색의 건물은 뭘까? 답은 목욕탕이다. 1914년에 창업하였고 지금의 건물은 1928년에 지어진 건물이며, 하코다테시 경관 형성 지정 건축물로 지정되어 있다. 레트로한 분위기가 감도는 분홍색 외관이 매우 귀엽게 보인다. 하코다테 특유의 레트로함이 묻어나는 화양 절충식 건물로, 영화 촬영지로도 사용된 적이 있으며 2022년 8월에 폐업했다. 무슨 목욕탕이 이런 모습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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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맞은편에 하코다테의 유명 소바 가게인 소바쿠라蕎麦蔵가 있다. 이웃 블로거 중에 혹시 나중에 하코다테를 간다면 꼭 들러보길.(물론 사람의 입맛은 각기 다른 것이라서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이 가게를 운영하는 부부가 매일 아침 아이즈산 메일로 소바를 만드는데 부드러운 윤기와 쫄깃함이 있어 유명해졌다. 원래 남편의 직장을 따라 아이즈로 간 부인이 현지에서 소바 요리를 배워와서 이 가게를 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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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가이드 홋카이도 2017 특별판에 게재되었다고 하는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맛을 봐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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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동쪽으로 또 걷기 시작했다. 하코다테 서부 지구 쪽의 주택들은 외관이 다양한 색상이다. 목조 주택이 많기에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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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의 길 오른쪽에 하코다테 서중학교가 있고 자동차가 보이는 길이 치토세자카千歲坂이다. 1899년의 하코다테 대화재 이후에 생긴 언덕길이다. 지명은 이 언덕길 동쪽에 있던 신사의 소나무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막다른 곳에는 히가시혼간지 후나미 지원, 실행사実行寺, 소묘지称名寺 등, 역사가 오래된 절들이 있다. 시영전차거리 모퉁이에 슈퍼마켓이 있는 데다 상가들이 늘어서 있어서 관광지라기보다는 보통의 생활도로에 더 가까운 곳이 치토세자카이다. 이전에는 신메이샤(神明社)(지금의 야마가미다이신궁)로 통하는 짧은 언덕으로 신사의 카구라덴을 따서 '카구라자카(神楽坂)'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혹시 나중에 내가 사람들을 데리고 하코다테에 가서 이 언덕길을 따라가며 언덕의 유래에 대해서 소개를 하는 가이드가 되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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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토세자카에 멈춰 섰다. 멀리 하코다테 항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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