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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소야본선 여행기(1)-아사히카와

아사히카와시, 아사히카와역

by 늘 담담하게

이번 철도 여행기는 1회에 소개했던 왓카나이역이 있는 JR소야본선의 여행 이야기이다.


*소야본선은 어떤 철도 노선일까?

1화에서 이미 소개한 바 있지만 JR소야본선이 어떤 노선인지 다시 한번 살펴보고 가자.

JR 소야 본선은 JR 홋카이도의 지방교통선 철도 노선 중 하나로, 카미카와 종합진흥국 아사히카와시의 아사히카와역과 소야 종합진흥국 왓카나이시의 왓카나이역을 잇는다. 제2차 세계 대전 이전에 일본령이었던 사할린 섬 남부(가라후토)와의 연락을 목적으로 건설된 노선이다. 노선길이 259.4km, 노선의 역은 모두 37개이다.


1898년에 아사히카와~나가야마 구간이 개통된 것을 시작으로, 1922년에 왓카나이역(현재의 미나미왓카나이역)까지 개업하였다. 이후 1922년부터 1926년까지 호로노베역을 경유하는 테시오선(天塩線)이 건설되었고, 테시오선은 1930년에 소야 본선으로 편입된다. 대신 기존에 있던 오토이넷푸~하마톤베츠~미나미왓카나이 구간은 텐포쿠선(天北線)으로 분리되었다. (테시오선과 텐포쿠선은 나중에 이제는 사라진 철도 노선 편으로 따로 정리할 예정이다)


태평양 전쟁 패전 이후 가라후토를 상실하여 사할린 섬으로의 연락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잃고, 홋카이도 북부를 관통하는 주요 노선이 되었다. 이후 1980년대의 적자선 폐지로 분기되는 모든 지선을 잃고 '나 홀로 본선'이 되었고, JR 홋카이도의 노선으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2021년 3월 13일 다이어 개정으로 거의 사람이 타고 내리지 않는 12개 역을 폐역 했으며 승객 이용률이 저조 17개 역의 유지보수를 지자체로 이관했다. 이렇게 되면서 하츠노역 이북은 특급열차가 정차하는 역이나 유치역을 제외한 나머지 역들은 사실상 사라진 셈이다.(2025년 3월 15일부로 3개의 역이 추가 폐지된다)


삿포로-왓카나이 구간을 운행하는 특급열차 소야
아사히카와- 나요로 구간을 운행하는 쾌속열차
보통열차

자, 소야본선의 기점역 JR아사히카와역과 아사히카와시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하자.


*JR아사히카와역旭川駅


4대째 역사

1998년에 개봉된 이와이 슌지 감독의 4월 이야기에서 주인공 우즈키가 좋아했던 선배를 따라 도쿄의 대학으로 진학을 위해 떠나는 장면이 나온다. 기차를 타고 가족들과 헤어지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역이 아사히카와시旭川市의 아사히카와역旭川駅이다.

여주인공 우즈키를 환송하러 나온 가족들

주인공 우즈키를 연기했던 여배우 마츠 다카코의 실제 가족이 출연했는데 뒤의 역 이름을 자세히 보면 아사히카와역이 아니라 루베시베역이다. 루베시베역은 아사히카와가 아니라 기타미시에 있는 역이다. (이게 어떻게 된 것인지 아무리 검색을 해도 나오지 않았다)


다시 아사히카와역 이야기로 돌아와서 JR아사히카와역은 홋카이도 제2의 도시 아사히카와의 대표역으로 일본 최북단의 유인고가 역이다. 이 역을 통과하는 노선은 모두 4개로, 하코다테본선, 세키호쿠본선, 소야본선, 후라노선으로 교통상의 요지라고도 할 수 있다.


아사히카와역의 역사는 18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98년 5월 10일 홋카이도 관설철도 아사히카와기관고旭川機関庫가 설치된 것이 시초이다.

3대째 역사

2010년까지 운영했던 3대째 역사, 가장 많은 여행 추억이 남겨져 있던 곳이다.(영화 4월 이야기의 내용에서 아사히카와에서 출발하는 것이라면 배경역은 이 사진상의 역이 등장해야 한다.)

아사히카와역 앞 이온몰


현재의 아사히카와역은 4대째 역으로 2011년 11월 23일에 완성되었다. 그 이전 3대째 역은 1960년에 개업했고 지하에 아사히카와 스테이션 백화점이 있는 민중역이었다. 이 백화점은 2004년에 폐점했다.


*민중역


태평양 전쟁 때 일본의 주요 도시들이 공습을 받아 큰 피해를 입게 되었을 때 그 지역의 역사 건물도 많이 소실되었다. 전쟁이 끝나고 난 뒤 일본 국철은 선로와 차량의 복구를 우선적으로 추진했기 때문에 많은 도시의 역들이 가건물이거나, 파손된 상태의 임시 역사, 그대로 영업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일본 국철은 전후 재건의 사업을 현지의 주민들과 공동으로 추진하게 되었다. 즉 역사의 건설에 지역 유지들의 자금을 끌어들이는 대신에 역사에 상업시설들을 설치한 것이다.


이런 시설들을 스테이션 백화점이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지방 도시에 지어진 민중역은 자동차가 등장으로 철도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줄어들고 상업시설들도 교외에 대형 매장들이 들어서게 됨에 따라 새로운 역사가 지어질 때 점차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홋카이도에는 삿포로역, 아사히카와역, 오비히로역, 쿠시로역이 대표적인 민중역이었다.(현재까지 남아 있는 민중역사는 쿠시로역이 유일하다)


아사히카와 기타사이토 가든- 역과 연결된 일본 내에서도 보기 드문 정원이다.


자, 이렇게 아사히카와역에 대해서 알아봤는데 홋카이도 제2의 도시라고 하는 아사히카와가 어떤 곳인지부터 알아보고 가자.


삿포로에서 북동쪽으로 120km 떨어진 아사히카와는 홋카이도 중앙부의 카미카와 분지에 위치해 있으며, 왓카나이와 아바시리, 그리고 후라노와 삿포로로 이어지는 철도노선이 교차하는 교통의 요지이다. 또한 다이세츠 국립공원으로 가는 관문 역할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인구는 31만 명(2024년 10월 31일 기준)이다.

이곳에는 홋카이도 개척 이전에 아이누인들이 흩어져 살고 있었는데 19세기 중반 오늘날의 도야마현 사람들이 이곳에 개척을 위해 들어왔다. 지명의 유래는 아이누인들은 주변 강을 "파도들의 강"이란 뜻의 춧펫이라 불러왔는데 일본인들이 이를 "태양의 강"이란 뜻의 줍펫으로 오해해 욱천(旭川)이라고 부르기 시작해서 오늘날에 이르렀다.


이시카리강(石狩川), 주베쓰 강(忠別川), 비에이 강(美瑛川), 우슈베쓰 강(牛朱別川)이 만나는 지점인 홋카이도 중앙부에 위치하여 일본인들이 교통, 방위의 요지로 인구가 늘어나기 시작하였고, 1922년 시로 승격되었다. 태평양전쟁 이전에 이곳에는 국 일본군 7사단이 주둔하기도 했다.


*구 일본군 7사단은 일본군이 소련군과 싸워 대패한 노몬한 전투(1939년)에 참전하기도 했다. 노몬한 전투는 영화 마이웨이에 등장한다.


홋카이도 내륙 분지에 위치하여 일본에서 추운 곳으로 유명하다. 1902년 1월 25일 -41℃까지 내려간 기록이 있는데, 이는 현재까지 일본에서 기록된 공식적인 최저 기온이다. 1월 평균기온 역시 -7.5℃로 상당히 낮다. 또한 내륙지방이면서도 동해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겨울이면 거의 매일 눈이 오며 강설량도 700cm 이상으로 많다.


추운 지역이지만, 여름에는 기온이 꽤 많이 올라가 주변은 홋카이도에서는 쌀이 많이 생산되는 곳이다. 양질의 쌀을 이용한 사케가 유명하다. 앞서 설명했듯이 주변의 관광지로도 유명하다. 부근에 일본에서 가장 넓은 국립공원인 다이세쓰 산 국립공원이 있다. 시내에서는 지역 동물원인 아사히야마 동물원이 유명하다. 따로 이 동물원에 대한 여행기가 이어지겠지만 도쿄 우에노 동물원과 쌍벽을 이루는 곳이다.


아사히카와시 남쪽으로는 한국인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비에이와 후라노가 있다.


*다음 편에서는 아사히카와 여행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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