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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소야본선 여행기 -(2) 아사히카와 여행

아사히카와 8경

by 늘 담담하게

홋카이도 제2의 도시인 아사히카와는 홋카이도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동쪽으로는 아바시리와 오호츠츠해, 북쪽으로는 왓카나이, 남쪽으로는 비에이와 후라노로 연결되는 철도, 도로 교통의 교차점에 위치하고 있다. 초창기 홋카이도를 여행할 때에는 아사히카와를 그저 거쳐가는 도시로 알고 있었으나 의외로, 주변 지역까지 포함해서 볼거리가 많은 도시이다.


北海道旭川市.jpg 붉은 네모 지점이 아사히카와이다.

아사히카와를 처음 여행한다고 하면 일단 아사히카와 8경에 대해서 알고 가는 것이 좋다.


아사히카와 8경의 첫 번째는 아사히바시旭橋이다.

夏の旭橋(昭和7年竣工).jpg

아사히카와 역 뒤쪽에 위치하고 있는 아사히바시는 이시카리강과 츄베츠강을 가로지르고 있다. 1929년에 착공하여 1932년에 완공된 철제 아치교로 현재 홋카이도 유산에 등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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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바시가 건축되기 이전 1892년에 폭 1.5m, 길이 90m의 목조다리가 세워졌다. 하지만 이 다리는 홍수에 견디지 못하고 유실되어 버렸고 1904년 야마오카 사부로의 설계로 첫 번째 아사히바시가 세워졌다.

11011303.jpg 첫 번째 아사히바시 다리


현재 아사히바시와 같은 형식으로 건축된 다리는 도쿄 스미다가와에 있는 시라히게바시와 기후현의 츄세츠바시밖에 없어 역사적 가치가 높기 때문에 홋카이도 유산으로 지정된 것이다.


아사히바시는 국도 40호선이 지나는 경로이며, 앞서 잠깐 언급했듯이 태평양전쟁 이전의 7사단 사령부로 통하는 다리였다. 그래서 당시 이 다리 양쪽에 군인칙유(천황이 내린 칙령)가 걸려 있어 통행하는 사람들은 잠시 멈춰 서서 인사와 경례를 하고, 전차가 지날 때면 차장이 따로 구호를 외쳤다고 한다. 당시 군국주의 일본의 씁쓸한 모습이다. 이 다리를 통해 많은 군인들이 만주와, 노몬한, 그리고 알류샨 열도로 떠났고, 많은 이들이 되돌아오지 못했을 것이다.(7사단이 부분적으로 태평양전쟁에 참전하기도 했지만 주력 부대는 홋카이도 방어를 위해 전쟁이 끝날 때까지 남아 있었다)


아사히카와시에서 소개하는 아사히바시내용이다.


"750 개 이상의 다리가 있는 아사히카와의 대표적인 교량입니다. 아사히카와의 역사를 짊어지고 다이세츠 산 연봉과 이시카리강에 빛나는 그 모습은 도시와 자연과의 조화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강철로 만들어진 아치형의 형상이 중후한 느낌을 느끼게 하며 아름다운 석양의 잔광, 겨울 강의 안개 등 다양한 표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fes007.jpg 여름 아사히바시 부근에서 불꽃축제가 개최된다.


두 번째는 아라시야마와 아라시야마전망대에서 보는 풍경이다. 아라시야마 공원은 도심부와 근접하고 있으면서 풍요로운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메이지 시대 개척사에서 이곳을 시찰했을 때, 교토의 아라시야마와 비슷한 풍경이라고 해서 아라시야마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곳에는 북방야초원北邦野草園이라는 식물원 있는데 약 600종이상의 야생초를 볼 수 있다. 아라시야마 전망대는 1966년에 철근콘크리트 전망대로 세워졌고, 2004년에 현재의 전망대로 재건되었다.


20150917102436.jpg 아라시야마에서 본 아사히카와 시가지
B2E8C1FC20375.jpg 아라시야마 전망대

세 번째는 외국수종 견본림이다. 이곳은 국유림으로 1898년 외국 수종이 일본의 한랭지에서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관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전체 면적은 15헥타르 정도이며 일반인들의 출입은 허용된다. 이 견본림 옆에 빙점의 작가 미우라 아야코 기념 문학관이 있으며 이 숲은 그녀의 대표 소설 빙점에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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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수종 견본림 표지판, 바로 옆에 미우라 아야코 기념 문학관이 있다. 이곳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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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라 아야코 기념문학관 앞 길을 따라 올라가면 제방이 나오는데, 이 제방은 견본림을 양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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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본림을 나누는 제방이다. 이곳을 넘어가면 비에이가와 강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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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는 카무이코탄神居古潭. 이시카리강이 가미카와분지에서 이시카리 평야로 흐르는 경계에 위치하고 있는 이 협곡은 전체 길이가 10km로 아이누어로 카무이코탄, 즉 신의 마을이라고 하며 예부터 아이누인들의 성지로 여겨져 왔던 곳이다.


좁은 협곡으로 흐르는 강은 깊이 70m나 되고, 흐름도 빨라 예부터 이 강을 지나는 배들이 자주 전복되어 아이누인들은 이런 사고가 계곡에 살고 있는 악마의 소행으로 생각해서 두려워했다.


예전에는 교통이 매우 어려운 지역이었지만 현재는 1938년에 건축된 카무이대교가 양쪽을 연결하고 있고, 12호선 국도가 지나고 있다. 봄의 벚꽃, 신록이 우거진 여름을 지나, 가을의 단풍이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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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는 구 아사히카와 카이코샤旧旭川偕行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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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나카하라 테이지로 기념 아사히카와시 조각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이 건물은 1902년에 건립된 당시 7사단 장교들의 사교 클럽 건물이었다. 1896년 삿포로의 둔전병을 중심 하여 구 일본 육군 7사단이 창설되고, 4년 후에 삿포로에서 아사히카와로 부대가 옮겨왔다.


그로 인해 당시 군인들의 거주건물과 함께 장교들의 사교장이 건설되었는데 목조 2층에 반원형의 현관등은 당시 홋카이도에서 보기 힘든 서양식 클럽풍의 건축물이었다. 이 건물은 당시 7사단 장교들을 위한 집회실, 사교장, 영빈관으로 사용되었고 태평양전쟁의 패전 이후에는 이곳에 주둔한 미군 장교들의 사교 클럽으로도 사용되었다.


1989년 콜로니얼 스타일의 디자인과 서양식 건축물의 가치가 인정되어 일본 국가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콜로니언 스타일- 식민지풍이라고 번역되는데, 일본에서 막부 말기와 메이지시대 초기에 지어진 서양풍의 건물 양식을 콜로니얼 스타일이라고 부른다.)


*카이쿄偕行

해행偕行 의 뜻은 함께 간다이다. 이 말은 시경 진풍 '무의 편에 '왕우흥사 수가갑병여자 해행(修我甲兵与子偕行)에서 유래하였다. 구절을 풀이하면 제왕이 군을 발하면 나는 갑옷과 무기를 갖추고 당신과 함께 싸우러 간다라는 뜻이다. 구 일본군 시절에는 일본 곳곳에 이런 건물들이 있었다.

billboard7_pc.jpg 히로사키에 있는 카이쿄사

여섯 번째는 다이아몬드 더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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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 더스트는 한 겨울의 맑은 날 아침, 지표의 열이 급격히 떨어지는 영하 10도 이하 방사 냉각 현상 시에 볼 수 있다. 표면에 발생한 얼음 결정이 햇빛을 반사시키면서 반짝반짝 빛나는 것에서 다이아몬드 더스트라고 한다. 워낙 춥기로 유명한 아사히카와에서 추운 겨울에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일곱 번째는 도키와코엔常磐公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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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키와 코엔은 1910년에 아사히카와에서 처음으로 개설된 공원이다. 약 16 헥타르의 공원 내에는 느릅나무와 분비나무, 포플러 가로수 등이 우거져 있고 넓은 자유광장과 백조, 물새의 두 개의 연못이 있다. 도립 아사히카와 미술관, 도서관을 비롯하여, 청소년 과학관, 공회당, 이시카리천 치수 학습관 등의 문화 교양시설도 있고, 꽃 페스타, 불꽃대회 아사히카와 겨울축제 등이 열리는 곳이다.


마지막 여덟째는 헤이와도리 가이모노 코엔平和通買物公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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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 아사히카와역에서 북쪽으로 약 1km에 이르는 보행자 천국 거리가 바로 헤이와도리 가이모노코엔이다.

1972년 6월 1일부터 일본 최초로 영구 보행자 천국으로 개설된 이곳은 아사히카와의 중심가로서 길거리 양쪽에는 백화점, 각종 전문점, 미용실, 라면집 등 다양한 가게가 있으며 겨울에는 일루미네이션으로 길거리가 예쁘게 꾸며진다.


자, 이렇게 아사히카와 8경을 이야기했다. 이제 아사히카와를 중심으로 한 그 주변부 여행을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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