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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카이 마코토 애니 해설-별의 목소리(3)

지상과 우주로 멀어지다.

by 늘 담담하게

자, 이제 본격적으로 작품내용을 따라가며 이야기해 보자. 첫 장면은 나가미네 미카코가 휴대전화로 메일을 보내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미카코의 독백이 흘러나온다.


"세계라는 단어가 있다. 난 중학교에 다닐 무렵까지 휴대폰의 전파가 도달하는 곳까지가 바로 세계라고 생각했었다. 그땐 왜 그랬는지. 이제 내 휴대폰 벨소리는 더 이상 울리지 않는다"



그리고 건물의 비상구 계단에 선 미카코는 전화를 건다.


"여보세요?. 거기 누구 없어요? 난 어디까지 가야 하는 거죠? 난 외로워요. 노보루군, 나.. 집에 가"


이 첫 장면의 미카코의 독백은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작품은 25분밖에 되지 않은 러닝타임 때문에 이야기의 전개가 매끄럽지 않고 뭔가 뚝뚝 끊어지는 것 같아, 주인공들의 감정선을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평이 있다.


그래서 이 작품은 여러 번에 걸쳐 봐야 하는데 이 독백은 별의 목소리의 주제를 드러내는 것뿐만 아니라 , 이후 후속작들인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초속 5센티미터, 별을 쫓는 아이, 너의 목소리, 스즈메의 문단속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흐름을 던져 놓고 있다.



자, 첫 번째 미카코가 생각하는 세계는 휴대폰의 전파가 도달하는 곳이었다. 이 말에 해석을 하자면, 미카코의 세계는 휴대폰의 전파가 도달하는 곳까지, 그러니까, 사춘기 소녀가 생각할 수 있고 갈 수 있는 지점까지이다. 그런데 그녀는 국제 우주 연합군의 타르시안 탐사대에 선발되어, 휴대폰의 전파가 점점 닿지 않는 미지의 세계로 향하고, 마침내는 타르시안과 전투를 벌이게 된다. 뒷부분에 다시 설명하겠지만 우주로 떠난 이후, 가혹한 운명은 그녀를 , 우주 전쟁의 한 복판으로 밀어 넣고, 그 순간 그녀는 더 이상 순수한 소녀가 아니라 냉혹한 성인의 세계로 접어든다. 이것은 후속작인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에서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두 번째 이제 내 휴대폰 벨소리는 더 이상 울리지 않는다는 것은 이 작품이 내세웠던 캐치프레이즈( 私たちは、たぶん、宇宙と地上にひきさかれる恋人の、最初の世代だ。우리들은, 아마도, 우주와 지상으로 갈라지는 연인의, 첫 세대다)를 의미한다. 우주와 지상으로 갈라진 두 연인은 직접적인 통화가 아닌 휴대전화 메일로 연결이 되고, 그나마도, 미카코가 보내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거기다 지구에서 점점 멀어짐에 따라, 미카코가 보낸 마지막 휴대 메일은 8년 224일 18시간 후에 노보루에게 도착한다. 결국 내 휴대폰 벨소리는 더 이상 울리지 않는다는 것은 미카코가 그리워하는 노보루와의 평범하고 따뜻한 일상과 단절되었음을 말하는 것이다.



세 번째, 미카코는 대답이 없는 전화를 걸면서, 거기 누구 없어요?, 난 어디까지 가야 하는 거죠, 난 외로워요라고 외친다. 이것 역시 이후 작품들에서 이어지는 불안과 상실, 그리고 그리움에 대한 강한 메시지이다.


그리고 텅 빈 교실에 서 있는 미카코, 이 장면은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초속 5 센티 미터에서도 반복되는데, 텅 빈 교실이 상징하는 장면은 미카코의 외로운 세계를 의미하는 것이며, 그녀의 상실감을 그대로 보여준다.



신카이 마코토의 애니에서 교실이라는 공간은 주인공들의 평범한 일상을 보여주면서 그곳이 주인공들의 안온한 삶과 추억이었음을 상징한다.



네 번째 전철을 타고 가는 미카코가 휴대폰으로 메일을 작성하고 전송 메일을 눌렀지만 휴대폰 화면에 보이는 것은 서비스에리어 바깥이라고 문장이 보인다. 이 작품을 본 사람들은 대부분 이 장면을 무심히 넘기지만 시작 부분에 나오는 미카코가 있는 세계는 지구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높은 고층 빌딩 비상계단에 서 있는 미카코가 보고 있는 세상은 현실이 아니라 지구가 아닌 저 높은 우주인 것이다. 그렇기에 휴대폰 메일을 보냈을 때 서비스 지역 바깥이라고 나오고, 전화를 걸어도 걸리지 않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나오는 미카코가 아파트 문을 열고 들어오는 장면이 이어진다. 이것은 머나먼 아가르타에서 전투를 벌이는 미카코가 그리워하는 곳인 동시에, 언젠가 다시 지구로 돌아올 것이라는 암시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다음 장면을 보자.


"난 어디에 있는 거지?"


"아 그렇지"


"난 더 이상 그 세계에 머무는 게 아니지"


이 장면을 보면 앞에 전철을 타고 가고, 고층 빌딩에서 내려다보는 도시가 현실이 아니라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2046년 7월 관동지방의 같은 중학교에 다니는 노보루와 미카코는 아직 직접 고백하지 않았지만 서로에 대한 연정을 갖고 있었고, 그래서 같은 부활동을 하면서 함께 같은 고등학교로 진학할 것은 생각하고 있었다.

노보루- 그럼 같은 고교에..

미카코- 갈 수 있을까? 꼭 (이때 표정이 서글픔으로 바뀐다)




하굣길에 두 사람은 공중에 떠 있는 거대한 우주 전함 코스모나우 리시테아호를 보게 된다.


노보루 -우리 동네에서도 선발대가 뽑혔을까?

미카코- 응



노보루- 좀 전의 그 우주선. 태양계의 외곽으로 나간다면서?

미카코 - 응

노보루- 화성을 습격한 우주인을 뒤쫓는다면서?

미카코 -응

노보루- 타르시스인 말이야, 어디서 왔다고 했지?

미카코-응

노보루- 나카미네는 별 관심 없나 봐?

미카코 -응? 그냥

노보루 - 편의점에나 들렀다 가자

미카코- 응


다소 무성의하게 응이라고 단답형으로 대답하는 미카코의 표정에는 이미 뭔가 말하려는 듯하다가 말하지 못하는 망설임이 있다. 자, 이야기의 시작점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7년 전인 2039년 , NASA의 조사대가 화성의 타르시스 대지에서 외계 문명의 유적을 발견했지만, 갑자기 나타난 외계 생명체 타르시안에 전멸당했다. 이 사건에 충격을 받은 인류는, 유적으로부터 회수한 타르시안의 기술로, 타르시안의 위협에 대항하려고 하고 있었고 그 첫 번째 시도가 우주 함대를 만들어 보내는 것이다. 이 우주함대 선발대로 미카코가 선정되었고 그 자신도 알고 있었지만 차마 노보루에게 말하지 못하고 있었다.



여기서 작품에 등장하는 타르시안에 대해 알아보자.


타르시안은 2039년 1월 인류가 처음 접촉한 외계 지적 생명체이다. 화성의 타르시스 대지에서 확인되어 이 이름이 붙은 것으로, 타르시스 유적을 쌓은 것도 그들일 것으로 생각된다. 보통 타르시스인으로도 불린다. 인류를 공격하지만 그 의도는 알 수 없다.


체표는 은색 금속과 같은 질감을 가지고 있지만 내부에는 체조직이 있고 혈액과 같은 붉은 액체로 채워져 있다. 또, 비행이나 우주 공간에서의 전투 기동 등도 실시하는 것이 가능하다. 트레이서와 비슷한 크기의 소타르시안이 주를 이루지만 전함급 크기의 대타르시안도 존재한다. 공격 수단은 몸싸움 외에 적색 빔을 이용하기도 한다.



2039년 이래로 그 존재는 관측되지 않았지만, 타르시스 유적에 남아 있던 기술은 인류 문명을 반세기 이상 발전시켰다. 다시 인류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47년 8월의 일로, 명왕성 부근에서 리시테아 함대가 습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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