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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니엘 Mar 17. 2023

말의 힘

또 한 번 다짐합니다.

글 만큼이나 말의 힘은 실로 위대하다. 가히 위력라고 할 만하다.

옛 속담에도 말에 대한 것이 한 두 개가 아니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 

조금 다른 의미이긴 하지만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등 누군가에게 말 한마디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새삼 느낀다.


얼마 전 박은선 작가님의 '엄마의 큰 그림'이란 책을 읽었다.

말이 가지는 영향력에 대해 에모토 마시루의 [물은 답을 알고 있다]에서 한 실험을 소개하는데, 두 그릇에 같은 양의 물을 넣어놓고 한 곳에는 긍정의 말을, 다른 한 곳에는 부정의 말을 5년간 하며 물 결정체가 어떻게 변하는지 연구한다.

사랑과 감사의 말을 들었던 물 결정체는 균형 있고 아름다운 육각형을, 짜증과 비난의 말을 들었던 물 결정체는 일그러지고 깨진 형태를 보였다고 한다.

이 글을 읽으며 너무 놀라고 소름이 돋았다.


말에 대한 또 한 가지 실험은 흰 밥을 가지고 유리병 두 개에 각각 흰 밥을 넣고 하나는 '고맙습니다'와 하나는 '짜증 나!'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들려주어 밥이 어떻게 변화되는지 관찰하는 것이었다.

밥에 귀가 달린 것도 아닌데 정말 말의 영향이 있을까 싶었지만, 4주 후 신기하게도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들은 밥은 누룩 냄새가 나는 하얀 곰팡이가, '짜증 나'라는 말을 들은 밥은 썩은 냄새가 나는 푸른 곰팡이가 생겼다는 내용이었다.

말도 못 하는 물과 밥이지만 긍정의 말은 천사처럼 변하고, 부정의 말은 괴물처럼 바뀐 것이다.

이 글을 읽고 꽤 오랫동안 마음에 큰 울림이 있었다.

 

책에서 작가님은 나에게 반문했다. 우리 아이라면요?

감각도 있고 생각도 있는 우리 아이. 무엇보다 소중한 생명체. 아이들이 엄마가 말하는 대로 마음의 결정체가 만들어진다면?

'딩' 뒤통수를 한대 얻어맞은 듯했다. 간담이 서늘했다.


며칠은 아이들에게 버럭 하지 않고 긍정의 말과 칭찬을 해주려 노력했다. 하지만 이내 머가 그리도 짜증이 나는지,

또 감정적으로 욱해서 푸른 곰팡이 같은 말이 자꾸만 나온다.

며칠은 천사 같은 엄마였지만, 아이들에게 엄마는 괴물이었다.




가수 '이적'의 엄마인 박혜란 작가님의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에서는 내 아이를 우리 집에 온 손님으로 대하라고 이야기한다.

소중한 내 아이가 태어났을 때를 생각해 보면, 아무런 조건 없이 기대하는 것 없이 그저 눈을 깜박이고 웃음 짓는 아기에게 무한 긍정의 눈으로 바라보고 미소로 화답하며 세상을  다 가진 행복한 엄마였지 않은가.

손님처럼 아무런 기대 없이 정성으로 20년 동안 대접하면 아이들이 장성해서 떠났다가 고마운 마음에 손님이 다시 찾는 것처럼 아이들이 다시 찾아온다는 것이다.


어쩌면 내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가 아닌 나의 소유물로 대하고 있진 않은지  반성의 시간을 가져본다.

믿는 만큼 자란다고 하는데, 믿고 기다려주지 못하고 계속 지적하고 다그친다면 내 아이의 자존감은 점점 바닥으로 떨어질 것이 분명하다.



상추를 심을때 물을 주고 무럭무럭 자라기를 기대하며 사랑과 정성으로 키운다.

'사랑해' '고마워' '행복해' '멋있어' '예뻐' '좋아' '잘했어' '할 수 있어' 등등...무궁무진하다.

아이에게 긍정 언어를 뿌려주자.

다시금 깊이 다짐하고 확언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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