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결국 빙수를 먹지 못했다
너무 어려운 키오스크
핸드폰 너머로 엄마의 목소리가
퉁명스러운 듯 상기됐다.
이유인즉슨,
친구분과 빙수를 먹으러 'ㅇ빙'에 갔는데,
주문을 못해서 먹지도 못하고 그냥 나와서
이리저리 서성이다
각자 집으로 왔다는 웃픈 이야기였다.
바로 키오스크로만 주문을 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직원에게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했는데,
그 커다랗고 네모난 화면(엄마표현)으로만
주문이 가능하다고 말하곤 쌩~하니
가 버렸다고 한다. 바쁜 거 같지도 않았는데.
그건 엄마 생각이겠지. 바빴을 거라 말해 보지만,
엄마는 심기가 매우 불편하다.
"요즘 다 그렇게 바뀌더라. 엄마, 내가 가르쳐 드릴게,
천천히 하면 돼.
가게도 인건비 줄이고 효율적이라 그래~."
하지만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거절당한 엄마의 마음이다.
" 이제 식당도 카페도 못 가겠다. 에휴."
어떻게든 풀어드리고 싶었으나 역부족이었다.
대충 얼버무리고 전화를 끊었다.
엄마는 눈도 침침한 나이, 72살이다.
(73에서 한 살 어려졌다. 6월 말부터.)
이젠 백세시대고, 노인정 가면 다 언니들이어서
당신이 걸레질을 한다고 하더라마는,
엄마와의 전화를 끊고 생각하니 몹시 씁쓸했다.
중년의 딸인 나도 키오스크에서 주문하기 위해
한참을 서 있는다.
뒤에 대학생인 듯한 요즘 젊은 MZ세대들이
줄 서서 기다리기라도 하면 민망하기 그지없다.
무안해진 검지 손가락이 허공을 향하고,
띄엄띄엄 터치를 하면 화면이 넘어간다.
마지막 난관이 또 남았다.
결제하는데, 카드는 어디다 대야 하는지,
아님 꽂아야 하는지 기계마다 달라서
두 눈의 동공이 마구 흔들린다.
어찌어찌 같이 온 친구랑 상의에 상의를 거쳐
드디어 결제 완료.
이게 머라고 큰 산을 넘은 듯 뿌듯하다.
나도 이러는데, 진짜 엄마 나이의 어르신들은
이용하기가 어렵겠다 싶다.
젊은이들처럼 척척 주문하는 어르신들은
많지 않을 것임에 틀림없다.
그렇지만, 주문 시스템이 점점 바뀌어 가고 있고,
젊은이들만 외식을 하라는 법은 없는데 말이다.
물론, 업체의 입장도 이해를 못 하는 것은 아니다.
이윤을 위해서 불가피하니까.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내가 내 돈 내고 시원한 빙수하나 사 먹지 못하는
소외당한 우리 엄마의 설움을 어찌해야 할까.
"그래, 엄마. 나랑 같이 사 먹으러 다니자.
내가 늘 엄마 모시고 갈게~."
*제목사진-pinter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