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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달리기

러닝하고 기부도 하면 기분이 좋거든요

좋은 취지를 가진 마라톤 대회들

by 정진영

좋아하는 일에서 의미까지 찾는다면 더할 나위가 있을까. '기부런'은 러닝에서 재미와 의미를 함께 찾으려는 노력의 결과물이다.


'기부런'이란 기부와 달린다는 뜻의 영어 단어 런(Run)을 합친 말이다. 보통 대회 참가자들의 참가비 일부를 특정 기관이나 협회 등에 기탁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photo_2024-11-06_16-55-42.jpg 2019년 슈퍼블루마라톤에서.

유방건강 인식 향상을 위한 핑크리본 캠페인의 일환인 '핑크런'이나 매일 마실 물을 얻기 위해 평균 6km 거리를 걸어야 하는 아이들을 위한 '글로벌 6K',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달리며 장애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힘쓰는 '슈퍼블루마라톤' 등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많은 단체들이 러너들의 참가비를 건강하게 운용하며 사회에 보탬이 되고자 하고 있다.


매년 꾸준히 열리는 위 대회들이 아니더라도 이벤트성 러닝을 할 때가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유명 배우 콜린 파렐이 수포성 표피박리증을 앓고 있는 친구의 휠체어를 밀며 함께 마라톤을 완주한 일이 있었다. 그는 이와 함께 수포성 표피박리증 환자들을 위한 기금 마련 캠페인을 진행했고, 50만 유로에 가까운 기금이 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가 운영하고 있는 러닝크루 없는 사람들의 모임에서도 몇 차례 기부 마라톤을 진행했다. 꼭 한 데 모여서 달려야만 '기부런'이 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뜻이 있는 러너들이 2만 원 정도씩 참가비를 모았고, 이 금액을 여러 단체에 기부했다.


코로나19 시기는 버추얼 마라톤 전성기였다. 혼자 뛰러 나가는 게 동기부여가 잘 안 되는 사람들에게 버추얼 기부 마라톤은 적격이었다. 일단 대회라고 생각하면 어떻게든 몸을 일으켜 나가게 되기 때문이다.

photo_2024-11-06_16-55-43.jpg 코로나19 시기 소래포구 근처에서 해양동물을 위해 기부하는 플라스틱 제로 버추얼런을 달렸다.

이때 플라스틱 제로, 멸종위기 동물 지원,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관련 등 여러 버추얼 기부런에 참여했다.

버추얼 마라톤은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에서 지정된 거리를 달리고 기록을 인증하는 방식이다. 평소 사람 많은 곳에 가기 꺼려진다면 버추얼런으로 대회 참여와 혼자 뛰기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버추얼 기부런의 경우 운동하고 좋은 일도 했다는 뿌듯함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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