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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하 Oct 19. 2023

보통의 일상으로 돌아왔어요

[인터뷰] 영감 리추얼은 나로 돌아오게 하는 힘이 있어요

밑미(Meet me)에서 리추얼을 오랜 기간을 한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밑미에서 활동하면서 알게 된 서윤님은 '올리부'님이 진행하시는 '매일의 영감수집' 리추얼에서 치어리더를 함께하고 있다. 매일 영감 수집을 하는 것이 어떻게 보통의 일상으로 돌아오게 해주었을까. 서윤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서윤님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저는 최서윤이고 직업은 마케터예요. 지금 밑미에서는 ‘매일의 영감 수집' 리추얼 치어리더로 2023년부터 활동하고 있어요. 


Q. 리추얼을 어떻게 알고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리추얼은 ‘12km로 시작하는 달리기’로 시작했어요. 제 삶에서 작은 실패들이 많은 어려운 시기였어요. 계속하다가 포기하고 하다가 포기하고 이런 좌절들이 몇 번 있어서 다운되는 시기였는데 무언가 꾸준함을 성취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저는 정말 땀 흘리는 걸 극혐 하는 사람인데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달리기가 꾸준함을 성취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 했어요. 달리기 관련해서 무라카미 하루키 책도 보고 유튜브도 찾아보다가 인성님 유튜브를 통해 밑미도 알게 되었어요. 제가 진짜 운동이랑 담을 쌓고 살았던 사람인데 리추얼 소개 글에 운동을 좋아하지 않고 운동이랑 상관없이 살았다는 저와 비슷한 내용이 있었어요. 저는 잘 달리는 것보다 꾸준한 성취감을 위해 리추얼을 하고 싶었고 밑미의 취지와 잘 맞았던 것 같았어요. 달리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거의 2년 가까이 매달 매달 리추얼을 꾸준히 했어요. 


Q. 와, 2년 가까이 매달 리추얼을 했다니 대단하네요. 달리기 리추얼을 오랫동안 했는데 어떤 계기로 영감수집 리추얼 치어리더를 하게 되었는지도 궁금해요.

달리기 리추얼은 거의 매달 했었고 다른 리추얼을 보다가 ‘매일의 영감 수집’을 알게 되었어요. 저는 다꾸(다이어리 꾸미기)도 잘 못하고 글씨도 잘 못쓰지만 리추얼이 재미있고 올리부님(리추얼 메이커)의 다정한 응원과 리더십이 좋았어요. 작년 연말에 밑업(오프라인 정모)을 한 번 했어요. 아까 이야기했던 실패를 경험하면서 다운되는 마음들이 있었는데 밑업에서 엄청 에너지를 받고 엄청 위로가 되었어요. 친한 사이도 아니고 한 달 리추얼을 같이한 사람들의 말들이 큰 위로가 되었어요. 저는 되게 소극적이고 누구를 좋아해도 혼자서 멀리서 좋아하고 그래요. 그런데 사람들에게 응원을 받고 위로를 받고 나니까  적극적으로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임에 스스로 나가서 얻은 것들이 있으니까 내가 움직이면 무언가가 더 생기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고 올리부님이 응원해주셨어요. 제가 “손을 잡아주시면 안 될까요”라고 하면 올리부님은 잡아주는 스타일이셔서 적극적으로 무언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했던 것 같아요. 그때 마침 매일의 영감 수집 리추얼 치어리더 공석이 나서 지원하게 되었죠. 치어리더를 하고 싶다보다는 적극적으로 하고싶다라는 생각으로 치어리더를 하게 되었어요.



Q. 서윤님 이야기를 들어보니 매일의 영감 수집 리추얼이 더더욱 궁금해졌어요. 리추얼 방의 분위기나 에피소드들을 나누어주실 수 있을까요?

온라인 리추얼방에서 사람들이랑 나누는 이야기가 우리에게 큰 에피소드인 것 같아요.* 가끔 들어오시는 분들도 있고 고정 멤버들도 있어요. 맨날 잠옷 입고 생얼로 머리 대충 묶고 만나니까 더 친해지는 것 같아요. 어떤 날은 조용히 리추얼만 하고 어떤 날은 대화도 하고 해요. 거기서 무언가 끈끈한 게 생겨요. 물론 리추얼 인증으로 서로가 응원을 다정하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온라인 리추얼방에 와서 오늘 저 소개팅 했어요, 오늘 저 면접 봤어요, 이런 사소한 이야기들을 나누다가 새벽 1시까지 수다 떨기도 하고 올리부님이 갑자기 문구 추천을 해서 다 같이 검색하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많이 나눠요. 뉴욕에 사시는 메이트님이 계셨는데 온라인 리추얼방에 참여하시면 시차가 아침인거에요. 그 메이트님은 갓생을 사는 사람이었던거죠. 미라클 모닝처럼 아침에 리추얼 하시고 가실 때 “좋은 아침 되세요”라고 인사를 나누기도 했어요.

*영감 리추얼은 매일 10시-12시에 줌으로 모여 함께 리추얼을 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Q. 온라인 리추얼방을 매일 두 시간씩 지킨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닌 거 같은데, 리추얼방에 계속 들어가게 되는 원동력이 뭔지 궁금해요.

온라인 리추얼 방에 치어리더로써 자주 들어가려고 노력해요. 그 시간이 있어서 제가 일상을 유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일을 잠시 쉴 때에는 못 느끼다가 회사에 이직을 하고 입사를 했는데 너무 바쁜 거예요. 맨날 11시에 퇴근하고 정신없고 너무 스트레스 받는 와중에 온라인 리추얼방은 해야 해서 의무감으로 왔는데 여기서는 매일 함께 만나고 잠옷 입고 리추얼 하던 사람들 있고 제가 없어도 음악을 틀어주고 리추얼 하고 있으니까 “아, 이게 그냥 보통의 일상의 시간이구나”  바쁜 와중에도 힘이 되었어요. 

온라인 리추얼 방은 메이트님들한테 여러 번 말하는데 “한 번만 잡써봐” 그래요. 되게 재밌거든요. 올리부님이랑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부담을 갖지 않고 들어올 수 있을까 이야기를 많이 나눠요. 만약에 오늘 올리부님이 있으면 올리부 상담소 이런 느낌이고 재미있는 메이트들도 많아요. 올리부님이 “오늘 뭐 했어요?”라고 물어보고 “이걸 해봐요” 하고 추천해주시기도 해요. 우리가 줌모임하면 매번 인증샷을 찍는데 한 메이트님은 자주 들어오시지만 절대 얼굴을 드러내지 않으세요. 그래서 인증샷에 늘 배경만 나오는데 그럴 때면 “ㅇㅇ님 숨었다!” 이러면서 편하게 인증샷을 찍기도 해요. 이런 것처럼 모든 게 허용되니까 좋아요. 10시부터 12시까지 편하게 들어오고 나가고, 이야기하고 싶으면 하고, 리추얼만 하고 싶으면 조용히 리추얼만 해도 돼요. 제가 없을 때면 메이트님들이 줌을 열어주기도 해요. 어느 날은 쉬고 싶어서 누워있었는데 새로운 메이트님이 “오늘은 제가 열었어요”라고 하시니까 이건 들어가야 한다, 메이트님을 혼자 둘 수 없다 해서 들어간 적도 있고, 거기서 친해진 메이트와 같이 마케팅 인사이트 계정을 만들어 활동하는 인연이 생기기도 했어요. 

줌 링크는 아무나 들어갈 수 있어서 먼저 들어간 사람이 음악을 선곡할 수 있어요. 메이트들이 먼저 들어가서 열게 되면 그날의 음악을 선곡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잡는 거라서 그것도 메이트님들에게 재미있는 경험일 거라 생각해요. 



Q. 온라인 리추얼방이 서윤님에게 큰 의미인 것 같아요. 매일 두 시간씩 시간을 낸다는 건 큰 일인데 원래부터 치어리더를 즐기신 분 같아요. 메이트일 때와 치어리더일 때의 차이나 변화가 있으셨어요?  

저는 바뀐 거라고 하면 응원을 나누는 법을 배웠다고 해야 할거 같아요. 저는  “응원해” 이런 말을 오글거려하고  낯간지러워하는 스타일인데 좀 오글거리더라도 솔직하게 표현하면 전달되는구나를 리추얼 하면서 알게 되었어요. 리추얼 방에서 했던 것을 친구들한테도 했는데 친구들의 피드백도 다른 거예요. 친구들이 오글거려하고 왜 이러냐고 싫어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감동받고 좋아하는 것을 보면서 그냥 표현해야 되는 거구나 하면서 진짜 응원하는 방법을 배운 것 같아요. 메이트로써도 느끼지만 치어리더를 하면서 응원을 하는 게 나한테도 힘이 되는구나. 이런 것을 엄청 느껴요. 솔직히 저는 메이트일 때는 댓글 잘 안 달았어요. 영감 리추얼에서 댓글을 다는 것은 수고로운 일이에요. 영감 리추얼 인증글은 스크랩된 아날로그 페이지 사진을 다 확대해서 봐야 되고 거기서 코멘트 할 부분을 생각해서 댓글을 달아야 돼요. 시각적으로 버라이어티 하기도 해서 약간의 피로감도 있어요. 치어리더라는 의무감으로 하다 보니 메이트님들 인증글에서 좋은 점을 찾아  댓글을 다는 것 자체도 저에게 힐링의 시간이고 그냥 댓글을 썼는데 따로 연락이 오는 피드백을 받으면 내가 그냥 한 응원이 맞구나하는 생각도 들어요. 댓글을 다는 것이 좋은 말을 억지로 생각해서 쓰는 것은 아니지만 무언가를 발견해서 쓰는 것인데 사람들의 인증글에서 디깅 하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것 같아요. 

메이트님들의 다이내믹한 변화는 아니지만 이번 달 리추얼에 대해 피드백을 주시거나 제가 한 이야기가 좋았다고 말해주시거나 어떤 메이트님은 다음 달에 댓글을 많이 달아주신다거나 하는 이런 식의 조금씩 변화를 느껴요. 


Q. 메이트님들이 조금 느려도 반응해 주시고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 힘이 날 거 같아요. 오프라인 밑업을 하신 것으로 아는데 이야기 나눠주세요. 

올해 상반기에 밑미홈에서 오프라인 밑업을 한 번 진행했어요. 영감 수집 리추얼에서 첫 번째 수집이 ‘나 수집'이고 제일 재미있어요. 내가 나를 수집해 보는 날은 거의 없기 때문에 ‘나 수집'을 시도하는 것이 재미있지만 메이트들이 어려워해서 올리부님과 오프라인으로 준비해서 밑업을 진행했었어요. 매번 이렇게 하지는 않지만 메이트들의 반응을 보면서 올리부님이 리추얼에 계속 변화를 주면서 진행하고 계세요. 메이트들이 어려워하면, 템플릿의 신이신 올리부님이  템플릿을 만들어서 공유해보기도 하고 영감수집 라벨링도 하게 공유해 주시고 다양하게 시도를 하는 편이에요. 


Q. 이야기를 하다 보니 올리부님과 서윤님은 리추얼 메이커와 치어리더를 넘어 친구나 동료 같은 느낌이에요. 

저는 좋아하면 멀리서 혼자 좋아해요. 덕질하듯이. 올리부님이 생각하는 치어리더의 혜택은 자신의 시간을 내어주는 거라고 하셔서 시간을 조금 더 많이 내어주시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가 올리부님을 좋아하는 것을 알아봐 주셨어요. 저는 용기 있는 사람이 아니지만 올리부님은 용기 있는 사람이세요. 사람들은 “이렇게까지 해야 돼?”  이런 말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올리부님은 “이렇게까지 해야 돼”라고 당당하게 하세요.  모든 것에 온 마음을 다한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시는 것이 좋았고 제 태도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어요. 좋아하는 것들도 좋아하려면 진짜 열심히 좋아해야 한다고 딸이 좋아하는 아이돌 콘서트 오픈런 같이 하세요. 온 마음을 다해하면 통한다는 것이 말로 하면 그럴싸해 보이는데 말이 아닌 행동으로 하시는 게 너무 좋았고 팬이 되었죠. 어느 날 올리부님이 “서윤이 용기를 내서 샤이하게 손을 내밀었지만 나한테 용기를 내서 손을 내밀었기 때문에 내가 잡은 거야. 그래서 서윤이 필요하고 힘들 때는 누군가한테 꼭 손을 내밀어라. 그러면 누군가는 너의 손 잡을 거다.” 이렇게 얘기해 주셨어요. 그 말이 저한테는 용기가 됐고 여전히 용기가 부족하지만 큰 힘이 되었어요



Q. 서윤님에게 ‘영감 수집 리추얼'과 ‘리추얼’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요.

책상 앞에 앉는 시간의 즐거움을 좀 알게 해주는 게 리추얼이에요. 왜냐하면 저는 책상 앞에 잘 못 앉는 스타일이거든요. 영감수집 리추얼의 분위기는 ‘다정한 응원’인 것 같고 리추얼을 표현해보자면 올리부님이 매일 말씀하시는 건데 ‘나를 보통의 나로 돌아오게 하는 힘’인 것 같아요. 회사 다니면서 힘들었을 때 리추얼방에서 힐링을 받았다고 했잖아요. 올리부님도 비슷한 순간이 있으셨데요. 여러 번 공개적으로 말씀하셨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아버지 물품을 다 정리하시고 책상 앞에 앉아서 메이트들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으니까 리추얼을 하신거에요. 솔직히 리추얼을 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그 때 응원을 많이 받으셨데요. 리추얼을 하시면서 내가 지금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구나 라는 것을 느끼셨다는 말처럼 저도 비슷하게 다른 일상이 무너지고 힘든 때에 추얼을 하려고 책상에 앉으면 보통의 일상으로 돌아오는 감각이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 지금 내가 평소처럼 잘 살고 있구나를 확인시켜주는 위로인 것 같아요. 


Q. 여러 리추얼을 해보셨다고 했는데 서윤님이 추천하고 싶은 리추얼이 있을까요?(영감 리추얼 제외)

달리기 리추얼 두 개가 조금씩 달라서 둘 다 추천하고 싶어요. ‘12km 달리기’ 리추얼은 즐겁게 달리는 법을 알려주는 리추얼이에요. 리추얼의 1순위는 즐거움이에요. 일단 밖으로 나갔다는 것만으로도 칭찬해주고 1km만 달려도 괜찮다고 해요. 막상 밖에 나가면 1km만 달려야하지하고 2-3km 달리게 되고 오늘의 달리기가 즐거워야 다음이 쉬워진다고 하는 리추얼이에요. 일주일에 12km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인데, 그 이유도 초보자가 2-3km씩 달리면 일주일 내내 달려야하고, 잘 달리는 사람도 5-6km 씩 일주일에 두 번 이상은 나가야하는고 12km를 목표로 하신거라고 해요. 초보자도, 잘하는 사람도 할 수 있는 목표에요. 

달리기 & 글쓰기 리추얼은 일주일에 3번 이상 달리고 인증 글 남기기가 목표에요. 달리기를 하고 글을 쓰다보니 감정을 같이 터치하게 되기도 하고 리추얼방이 커뮤니티성이 강한편이에요. 댓글도 많이 달리는데 “내 글을 이렇게 깊이 읽어준다고?”하면서 감동 받았었어요. 오랫동안 지속한 리추얼이 그 두 가지라서 둘 다 추천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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