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찬우 Aug 22. 2020

오늘,  밥벌이 걱정을 구체적으로 해 보았다

코로나19 이후 교원채용인원이 크게 줄어든다면 내 자리는..?

방학이 끝나간다. 시간강사인 나도 곧 출근을 해야 한다.

2학기에도 온오프라인 수업을 섞어서 진행하거나 심할 경우 온라인 수업만 하게 될 것 같다.


교육청에서 일괄적인 지침을 내린 것은 아니라서, 학교마다 온라인 수업 플랫폼이며 방식이 다 다르다.


-구글 클래스룸을 활용하면서 2-300명을 한 서버에 넣어놓고 미리 녹화해둔 동영상 강의나 EBS 강의를 시청하게 하는 경우도 있고

- 동영상 강의나 EBS 시청을 하더라도 반별로 서버에 접속해서 수업을 듣도록 하기도 한다.

-ZOOM 같은 쌍방향 화상회의 플랫폼을 통해 교실에서 실시간으로 수업을 송출하는 학교도 있고,

- 일방향 수업과 쌍방향 수업을 섞어서 하는 학교도 있다.


일방향 수업 혹은 단방향 수업에서는 과제를 좀 많이 내주는 편인 것 같고, 쌍방향&실시간 수업은 오프라인 수업과 가장 유사하게 진행되는 것 같다.


교사로 커리어를 시작하리라 마음먹은 요즘,  학령인구의 감소만큼이나 코로나 19로 인한 온라인 수업으로의 전환이 등교원 용인원 감축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아서 걱정이 많다.


쌍방향 실시간 수업을 하든 단방향 녹화 수업을 하든 온라인 수업은 한 번에 몇 백명의 학생이 한 회의실에 동시에 접속하여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온라인 수업이 확대되고, 등교를 하는 일수가 줄어든다면 한 교사가 담당하는 학급 수를 늘리지 않을까?


 예를 들어 홀수 주차에는 1,3,5,7반이, 짝수 주차에는 2,4,6,8반이 등교한다고 가정하고 일주일에 학급당 4시간 수업이 있는 과목 교사 A가 있다고 하자. 오프라인 수업을 진행할 때 학교는 A에게 1~8반의 수업을 모두 맡길 수 없었다(그럼 수업만 32시간인데 보통 교사 1인이 담당하는 수업은 20~22시간이 최대치다). 따라서 A가 다섯 반 정도의 수업을 담당하면 나머지 수업은 시간 강사를 고용하여 해결하곤 했다. 그런데 만일 온라인 수업과 1/3~2/3 오프라인 등교 체제가 굳어지면 어떻게 될까? 첫째 주에는 1,3.5,7반이 등교하고 둘째 주에는 2,4,6,8반이 등교하도록 만든 후, 온라인 수업 때는 녹화 강의를 듣도록 하면  A가 모든 반에서 수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단기적으로는 시간강사를 뽑을 필요가 없다.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교원을 채용할 필요도 줄어든다. 한 명이 코로나 이전 사회에서 2명,  3명이 하던 일을 해내니까. 잘 일하고 있던 교사를 자를 수는 없으니 채용 규모를 줄일 것이다.


채용인원 감소 속도와 중등교원자격증을 받을 수 있는 과정이 축소되는 속도가 맞아떨어질 지도 의문이다. 중등교원 채용인원 감축 속도를 사범대 재학생 수, 학부 과정 교직이수 대상자 수, 교육대학원 입학자 수 조절 속도가 과연 따라갈 수 있을까? 중등교원 자격증 소지자 수는 수요에 비하면 현재도 과잉 상태다. 그러나 나는 조만간 수요 대비 공급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공급이 줄어드는 속도는 느린데 수요는 코로나 19로 인한 온라인 수업까지 겹쳐서 예상보다 빨리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원격수업시대, 학교교육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갈까? 교사 1인은 몇 명의 학생을 담당하게 될 것인가? 원격수업이 계속 이어진다고 하더라도 학생들이 여전히 중고등학교를 다닐까? 자퇴 후 홈스쿨링을 하는 학생들이 늘어나지는 않을까?


어떤 모습으로 변해가든 결론은 '교원 채용 규모 대폭 감소'다. >>어차피 결론은 안 뽑아<< 가 되는 것이다.


이상 주말에 학교로부터 코로나 19 관련 주의 문자를 받고 든 미래 일자리 걱정이었다. 90년대생 살려..ㅜㅜ




작가의 이전글 오늘 밤, 그래 자라나라 생각 생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