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회사에서 내가 할 일

일년 농사 평가 전 회고

by June


네, 지금은 연말입니다. 거리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가득하고, 날은 차가워졌지만 마음은 괜히 두근거립니다. 딱히 특별한 일이 없어도 말이죠.


회사도 한 해의 농사를 마무리하고 내년을 준비합니다.그리고 그 과정에서 빠지지 않는 게 있습니다. 바로 고과에 따른 인사평가입니다.


저 역시 7명의 부서원을 평가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습니다. 매년 겪는 일이지만, 솔직히 익숙해지지는 않습니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려고 애쓰지만, 결과를 받아들 구성원들의 표정을 떠올리면 마음이 참 복잡해집니다.


누군가는 웃을 것이고, 누군가는 씁쓸할 겁니다.


평가는 ‘일의 결과’에 대한 것이지만, 한 해 동안의 노력만 놓고 보면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왔을텐데 그걸 한 줄의 결과로 정리해야 한다는 게 늘 안타깝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더 많은 신경을 써준 사람들이 팀 내 에서 오히려 평가가 낮아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리더의 헌신이 항상 같은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럴 때 가장 선명하게 느끼게 됩니다.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듭니다.

“내가 사장이었다면 마음이 좀 더 편했을까?”

같은 월급쟁이 입장에서, 위에서는 결과를 요구받고 아래에서는 사람을 마주해야 하는 위치에 서 있다 보니 더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인거 같아요.


그래서 요즘은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봅니다. 고과는 사람의 가치를 매기는 일이 아니라, 그 해의 역할과 조건, 결과에 대한 기록일 뿐이라고.


그래도 점수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것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 사람이 팀에 남긴 태도, 책임감, 동료를 대하던 방식, 그리고 보이지 않는 노력들 말이죠. 그건 평가표에는 남지 않지만, 적어도 저는 기억하려고 합니다.


연말이 괜히 더 무거운 이유는 아마 ‘평가해야 하는 자리’에 있다는 사실보다, ‘사람을 생각하며 평가하려고 애쓰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올해도 그렇게 한 해를 정리합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최소한 고민 없이 숫자를 매기지는 않았다는 마음으로요. 그리고 조용히 다짐합니다. 내년에는 점수보다 과정이 덜 아프게 남는 조직을 만들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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