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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회사원 장규일 Jul 25. 2018

직장 다니면서 '디제잉'을 잘하는 사람들의 특징

장규일의 '퇴근 후 디제잉' 칼럼

 출근길에 믹스 클라우드에 누군가 올린 믹셋을 듣다 문득, 디제잉을 ‘잘’ 하는 직장인 디제이 분들이 비슷한 성향을 가졌다는 생각이 들어 몇 가지 정리해 봤다.


 그 분들은 디제잉을 하는 것도 하나의 과제(Task)로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한다. ‘취미로 하는 것까지 삭막하게 그렇게 해야 하냐?’ 라는 볼멘 소리를 할 수도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 전자에 속한 이들의 실력 향상이 월등하고, 오랫동안 지치지 않고 취미 그 이상으로 즐길 확률도 높더라. 현재 본인이 도달할 수 있는 끝까지 가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은, 종점에 다다를 때쯤, 실력을 인정 받아 본인이 꿈꾸던 무대나 클럽에 설 기회를 얻거나, 심지어 본업을 뛰어넘는 성과를 내어 직업이 바뀌는 경험을 하곤 한다. 


그런 성장과 대단한 성과를 내는 ‘직장인’ 디제이 분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우선, 근면 성실. 이 분들은 본인의 시간을 그냥 흘려 보내지 않는다. 한 곡이라도 더 듣기 위해 밤잠을 줄이고, 보다 더 나은 믹셋을 짜기 위해 레퍼런스를 뒤지면서 머리를 굴린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의 출퇴근 시간은 정해져 있고, 근무 중에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축복받은(?) 상황이 아니라면 결국 성실한 시간 관리가 기본 중에 기본이다. 특히 오랜 경력을 가진 직장인 디제이일수록 정말 철저하게 본인의 시간을 관리하고, 시간을 쪼개서 작곡이나 다른 악기를 배우기도 한다. 참고로 디제잉을 업으로 할 경우, 낮과 밤이 바뀌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직장을 다니며 이를 병행하시는 분들은…이만 줄인다.


 다음으론 겸손.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굽히고 또 굽힌다. 꽤나 오랫동안 디제잉을 하고, 왠만한 전업 디제이 분들 만큼의 믹싱,  음악 셀렉 능력을 가진 분과 술자리를 가진 적이 있는데, 시종일관 본인은 ‘아직 멀었다,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디제이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말만 반복하셨던 기억이 난다. 직장인으로 특정 분야에서 오랫동안 경력을 쌓으며 고생한 경험이 있으셔서 그런지, 디제잉이 가진 특성과 씬의 변화에 대해 늘 열린 자세를 가지고 있고, 간혹 만나는 부정적인 반응에도 겸손하게 고개를 숙인다.(비굴한 것과는 차원이 다른 모습임을 노파심에 한 번 더 적는다.)


 그리고 존중. 그분들에겐 나보다 나이가 어리든, 많든 내 앞에 있는, 나와 음악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은 모두 다 본인의 선생님이다. 무대가 얼마나 소중한지, 전업 디제이들이 얼마나 씬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지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예술인들을 그 자체로 존중하려고 애쓴다. 사실 그 동안 본인들이 헌신해 온 분야 외에, 새로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어울리며, 그 곳의 방식과 문화를 받아드린다는 건, (특히 한국 3-40대 직장인들이…) 말처럼 쉽지 않다. 말로만 외치는 ‘리스펙’이 아닌, 클럽을 가서 디제이들을 응원하고, 다양한 음원을 구매하고 SNS으로 열심히 응원하는 모습에서 그들의 진심을 느낀다.


 마지막으로 실행 능력. 일을 잘 하는 사람들이 디제잉도 곧잘 한다. 설령 타고난 박자 감각이나 음악을 이해하는 능력이 약간 부족한 분이라고 해도, 얼마 지나지 않아 잘 따라잡는다. 그들의 남다른 실행 능력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는데, 디제잉에 흥미를 가지고 조사를 하는 동시에 학원/레슨을 등록해서 일단 시작한다. 시간, 비용이 부족한 핑계 대신, 일단 지르고 나서 시간과 돈을 만든다. 그리고 집중해서 일정 수준까지 도달한 후 다음 단계를 위한 실행 계획을 세운다. 예를 들면, ‘한 달에 1개 이상 믹셋을 만든다’ 던지, ‘매주 클럽에 가서 디제이의 음악을 듣고 디깅을 한다’ 던지, ‘분기에 한 번 이상은 동료 디제이들과 함께 파티를 연다,’ 와 같이 주, 월 단위 계획을 세운다. 이 계획에 따라 움직이다 보면, 설령 다 달성하지 못한다고 해도, 확실히 실력 향상과 디제이로서 본인의 존재감을 알리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주저리 주저리 적고 나니, ‘성공하는 직장인의 4가지 특징’을 적은 것처럼 되어 버렸지만, 사실 세상 모든 일이 다 그런 것임을 우린 다 알고 있다. 내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할 일을 너무나 많고 나름(?) 치밀하게 세운 계획은 늘 뒤집히기 마련이다. 내가 잘 하는 일을 하면서 동시에 하고 싶은 일까지 하기 위해선, 그 좁은 가능성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 존버할 수 있어야 한다.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남들과 다른 취미에 도전해보지만, 제대로 열매를 맺기 전에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다. 이 글을 읽는 이들 중에 디제잉이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독특한 무언가를 하고 싶은 이가 있다면, 앞서 언급한 특징들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보면 좋겠다. 이왕 하기로 마음 먹은 거 제대로 한 번 해봐야 하지 않겠는


P.S – 글 다 적고 나니, 글쓴 나부터 정신 차리고 잘하라고 말하고 싶다.


#퇴근후디제잉 #오늘부터디제잉 #직장인디제이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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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제잉 가이드 북, [오늘부터 디제잉] 구매처 : Yes 24/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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