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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리 Jan 04. 2019

불효자식

자주 엄마에게 전활 건다.

맛있는 거 먹으러 갈래요?


한 끼 밥상으로 좀 비싼 뷔페상도

핫트렌드라는 레스토랑도

어제 외식하고 오늘 또 해도 상관없다.

아빠 대신 엄마가 실컷 드셨으면 좋겠으니까.


가고 싶으시다는 호주 여행도

무슨 또 해외냐고 핀잔 놓지 않는다.

이제 먹고 노는 거 말고 또 무얼 하겠느냐고

맛있는 거 사드시라고 노잣돈을 보태 넣는다.

아빠가 보았으면 좋을, 이국의 풍광을

엄마가 대신 보았으면 하니까.


고마워요, 쉬세요, 나가 노세요,

누구든 만나 어디든 다녀오세요,

마음껏 즐기세요, 웃으세요,

언제든 자주 오세요,

명절에나 특별한 기념일엔 더더욱

혼자 계시지 마세요,


아빠에게 해주었어야 하는 그 많은 이야기를

엄마에게 대신 해드린다.


아빠에게도 닿을까.

내 마음 알아줄까.

나는 내 마음 편하자는 생각을 한다.

이래서 자식은 자식일 뿐이다.


울어봐야 소용없는, 불효자식...

언젠가 아빠는 그랬다.

죽어서 하는 효도는 효도 아니라고.

아빠의 아버지를 그리며,

그렇게 이야기했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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