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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리 Jan 07. 2019

그저, 꽃

돌아설 때

꽉 찬 마음일 때가 있


내가 지껄인 말에

주접이 있었나 오바가 있었나

그런 스캐닝없이


넘치는 선물꾸러미를 손에 든 아이처럼

가득 받아안고 돌아오는
벅찬 마음일 때가 있


이게 뭐지,

수 년이 흐르는 동안


빙빙 허공 속으로

이리 굴리고 저리 돌리는 날개를 
낚아채지도 나무라지도 않고


너는 더욱

깊은 뿌리를 내리는 거야


어느새 만남의 끝은

단단함으로

새 싹이 나고 새 입이 돋

마침내 어여쁜 꽃으로


그런데도 너는

어여쁘다, 한 마디 없이

그저 오롯이

바라만 보는 거야


너는 그것을 너의 꽃이라 부르지 않고


그저, 꽃이라 부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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