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이란 적정량의 시련을 단계적으로 극복하면서 생긴다.
얼마 전 유퀴즈에 나왔던 영국의 심리 치료사 안젤라 센 님의 이 말이 인상적이었다. 포인트는 한꺼번에 밀어닥친 감당할 수 없는 시련이 아닌 ‘적당량’이어야 한다는 것과 자존감이란 한 번에 생기는 게 아니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아닐까 싶은데 내겐 요가가 그런 훈련인 것 같다.
아이러니하게도 수련실 밖 상황이 썩 좋진 않았는데 수련을 하는 마음은 대체로 평온했던 한 주였다. 극도의 짜증과 스트레스를 지나니 자포자기의 심정이 되어 어차피 피할 수 없는데 그냥 받아들이고 수련실에서만큼은 지금 하고 있는 아사나에만 집중해 보자 싶었다. 보통 시작 전 혼자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먼저 푸는 편인데 이번 주는 사바아사나로 가만히 누워 호흡을 편안하게 가라앉힌 후 수련을 했던 것도 효과가 있었다.
우르드바 다누라 아사나에서 컴업을 계속 수련 중인데 여전히 혼자 올라오지 못한다. 분명 어느 경계 이상을 넘어가기 어렵고 한계를 느낀다. 한 다리씩 들어 올리는 에카 파다 우르드바 다누라 아사나는 아예 되지 않는다.
겉으로 보기엔 계속 이 상태지만 화가 나진 않는다. 미세한 몸의 변화를 나는 알 수 있고 언젠간 혼자 오롯이 컴업을 해낼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생겼으니까. 그래서 단계를 아주 작게 쪼개본다. 브리지 자세를 먼저 하고 우르드바로 들어가면 호흡부터 확인한다. 그다음 팔을 죽 펴고 잘 펴지지 않는 가슴을 한번 더 열고 등의 느낌을 확인한다. 괜찮으면 천천히 한 손 한 손 뒤로 접근. 더 이상 뒤로 갈 수 없다 느껴질 때 아주 살짝이라도 한번 더 움직이려 애쓴다. 힘이 잘 들어가지 않는 왼 발과 다리를 한번 더 눌러 준다. 그리고 마지막에 선생님의 도움을 받으면 전보다 한결 편안하게 다리 쪽으로 힘을 실어 올라올 수 있다.
상황이 어렵고 힘들어 막막할 때는 일단 조각 조각내어보기. 전체는 당장 내가 감당 못할 수준이라 해도 오늘 감당할 수 있을 양으로 시작해 보면 그래도 약간은 도전해 볼 만하고 어찌어찌 나만 알아챌 만큼 나아져도 분명 총량이 약간은 준 거니까. 겁먹거나 미리 스트레스받지 않고 스스로에게 적당량이라 생각하는 오늘의 양을 꾸준히 할당하는 거다. 그 '적정량'의 시련을 조금씩 극복해 나가며 매일 조금씩
나아진다는 믿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