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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gapeolive Jul 17. 2017

15. 독학 영어로 생방송하게 되기까지

노력이 필요하다. 두통도 그리고 영어도

* 건물을 무너뜨리기는 쉬워도 세우기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 두통도, 영어도 그리고 사랑도...


(표지 사진: 필자가 2004년부터 지금까지 구독 중인 EBS의 중급영어회화 POWER ENGLISH교재)




나는 신경과 의사다. 우선 신경과는 뇌, 신경, 척수, 근육 등에 관련된 의학이다. 다루는 질환 들로는 뇌졸중(뇌경색, 뇌출혈 등), 뇌전증 (과거 '간질'이라고 불림), 두통, 어지럼증, 손발 저림, 수면장애, 운동장애 (파킨슨병, 수전증 등) 등 이 있다. 그중 외래에서 가장 흔하게 보게 되는 질환 중 하나가 두통이다. 전 세계 인구 중 90% 이상이 일생을 살면서 한번 이상 경험하는 것이 두통이다. 그만큼 흔한 증상이자 일차진료를 찾게 될 때 가장 많이 호소하는 것 중 하나이다. 두통환자분들을 볼 때 가장 많이 받게 되는 질문이 하나가 있다. 이는 "혹시 내 머리에 무슨 문제나 병이 있는 것은 아닐까?"이다. 두통의 원인은 약 300여 가지가 있는데, 사실 뇌종양이나 뇌졸중 등과 같이 뇌 자체에 문제가 발생해서 두통이 생기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실제로 드물다.


필자의 뇌 자기공명영상 사진


두통은 크게 일차성 두통과 이차성 두통으로 나뉜다. 일차성 두통이란 혈액검사나 뇌 촬영 등으로 아무리 검사해도 확인되지 않는 두통이다. 그럼 어떻게 진단하느냐? 바로 문진 (History Taking)을 통해서 진단한다. 문진이란 두통이 언제, 어떻게, 어떤 양상으로 생겼는지, 동반 증상은 없는지? 기저 질환 등은 없는지? 등을 물어보고 그러한 증상들이 특정 두통의 진단 기준에 맞으면 이를 진단하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고 있는 두통이 바로 이와 같은 일차성 두통이다. 일차성 두통의 예로는 "긴장성 두통", "편두통", "근막동통 증후군" 등이 있다.


그럼 이차성 두통이란 어떤 것일까? 이차성 두통은 여러분들이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뇌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라 할 수 있다. 그 외 뇌에는 문제가 없어도 기타 다른 질환 즉 안과적(녹내장, 연부조직 감염 등), 이비인후과적 (축농증, 비염, 중이염, 이하선염 등) 혹은 치과적 문제 (턱관절염, 부정교합 등) 혹은 감염(뇌수막염, 감기, 독감, 등) 등의 뚜렷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두통을 이차성 두통이라고 일컫는다. 즉 두통을 일으키는 뚜렷한 신체적 그리고 기질적 원인이 있는 두통을 이차성 두통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럼 보이지도 않고, 피검사 등으로 확인도 안 되는 일차성 두통은 왜 발생하느냐? 꾀병 아니냐?

라고 필자에게 물어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필자는 놀라운 사실을 하나 말씀드리겠다. 바로 '뇌' 자체는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는 것이다. 이는 마치 우리가 미용실에서 머리를 가위로 자르거나 열 고문을 시켜도 통증을 느끼지 못하고, 손톱을 자를 때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다. 즉 우리 몸에는 통증을 느끼는 구조물과 그렇지 않은 구조물이 있다. 다른 한 예로 뼈가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하면, 극도의 말로 표현하기 힘든 고통을 받는다. 사실 뼈 자체는 통증을 지각하지 못한다. 그럼 왜 아프냐? 바로 뼈를 싸고 있는 골막, 주위 인대 및 기타 주변 조직에서 통각을 느껴 통증을 느낀다. 여하간 통증을 느끼는 구조물과 그렇지 않은 신체 조직이 있는데 바로 우리 "뇌"는 통증을 느끼는 신체기관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니 그럼, 눈에도 보이지 않고 피검사 등으로도 확인이 안 되는 일차성 두통은 왜 발생하느냐?라고 필자에게 물어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긴장성 두통(Tension Type Headache)은 스트레스, 수면부족, 잘못된 자세, 거북목 증후군 (Turtle Neck Syndrome: 우리나라에서 만든 진단이고 실제는 Forward Head Posture Syndrome, Anterior Head Syndrome, Upper Cross Syndrome 등으로 불린다. 하지만, 필자 개인적으로는 거북목 증후군이 다 친근감 있어 좋다.)등에 의한 근육통 및 여러 가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특징으로는 중등도 미만의 강도의 두통이다. 즉 두통은 있는데, 입원을 하거나 침대에 누워 끙끙 앓고 아무것도 못하는 그런 강도의 두통이다. 또 다른 긴장성 두통의 특징으로는 위장 증상이 없다. 즉 구토나 구역 등이 없다는 것이다. 혹 필자에게 "아니 왜 뜬굼없이 두통 이야기하다가 구토나 구역 같은 위장 장애를 이야기 하나요?"라고 질문하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이는 추후 필자의 글을 익으면 그 중요성을 알게 된다. 그다음 긴장성 두통의 특징으로는 오전보다는 오후에 증상이 심해지는 것이며, 통증의 양상은 쥐어짜거나 머리를 압박하는 양상의 두통이다.  


*긴장성 두통의 특징

1) 중등도 미만의 강도로 일상생활을 못할 정도는 아니다.

2) 구역이나 구토 같은 위장애 증상이 없다.

3) 오전보다는 오후에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4) 머리에 압박감 혹은 조여 오는 양상의 특징이다.

5)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두 번째로 흔한 일차성 두통으로는 "편두통"이 있다. 영어로는 Migraine(마이그래인)이라고 하는 것인데, 머리의 한쪽에 통증이 발생하는 특징 때문에 "편두통"이라고 명명하게 되었다. 하지만, 필자 개인은 이 진단명이 맘에 안 든다. 그 이유는 많은 환자들이나 일반인들에게 이 Migraine에 대해 잘못된 의학 정보를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실제 편두통은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편두통"과 매우 다르다. 신경과 의사들이 말하는 "편두통(Migraine)"은 다음의 3가지를 특징으로 한다. 그리고 여러분들의 예상과 달리 절반 이상의 편두통 환자들에게서는 양측성 편두통이 발생한다.


*편두통의 특징

1) 중등도 이상의 통증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Moderate to severe intensity)

2) 오심이나 구토와 같은 위장 증상을 동반한다.(Gastrointestinal syptoms)

3) 밝은 빛에 두통이 심해지거나, 혹은 소리에 민감해지는 특징이 있다.  (Photophobia or Phonophobia)


그리고 이러한 증상이 거짓말처럼 왔다가 거짓말처럼 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듯 편두통은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편두통의 기준과 신경과 전문의가 생각하는 편두통의 기준이 다르다. 그리고 압서 언급하였듯이 중등도 이상의 통증으로 머리를 잡고, 구역질을 하면서 침대에 누워 끙끙 거리는 고통으로 인해 국제보건기구(WHO: World Health Organization)에서는 편두통을 일상생활에 장애를 주는 20가지 질환 중에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그럼 눈에 보이지도 않고, 피검사에서 나오지도 않는 일차성 두통의 치료는 어떻게 되나요?

여러분들이 고통받는 대부분의 두통이 바로 일차성 두통인데, 그 치료는 우선적으로 생활 습관의 변화에 있다. 즉 규칙적이고 바른 식생활, 적절한 운동, 금주 및 금연, 바른 자세, 바르고 규칙적인 수면습관 등이다. 따라서 일차성 두통환자의 치료는 생활습관에 대한 중재적 상담 및 교육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이런저런 상담을 하다 보면, 많은 사람들에게서 보이는 공통적인 모습 하나가 있다. 이는 다름 아니라, 약으로만 쉽게 낳으려 하고, 본인의 노력을 조금 덜하려 하는 것을 종종 본다. 아니 본인의 노력을 조금이라도 해주는 환자분이면 다행이다. 그냥 약으로 나으려 하는 분들이 종종 있다. 물론 그만큼 두통으로 고통당해 왔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눈이 보이지 않는 꾀병'이라는 오해 속에 심신의 아픔을 겪고 있음을 안다. 그러기에 른 낫고자 하는 마음도 이해한다. 하지만, 많은 환자분들이 본인의 노력보다 보다는 보다 빠르고, 보다 쉬운 치료법을 찾고자 한다. 이러한 환자들의 반응은 비단 두통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만성 질환들인 고혈압, 당뇨, 호흡기 질환, 간장질환, 소화기 질환도 마찬가지이다. 필자는 이러한 환자분들의 태도에 대한 원인으로 두 가지를 들 수가 있을 것 같다. 첫째로는 우리 한국사람의 급한 성격이다. 경쟁이 점점 심해지고 일분일초라도 아끼고 하려는 조급 함이다. 그런 빨리빨리 성격의 한국인들에게 인터넷 기술의 발달 및 정보망의 발달로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그로 인해 우리는 참을성을 기르기 없렵게 되었고, 기다림의 미학을 즐기는 법을 알지 못하게 되었다. 둘째로는, 현대의학의 발전과 그로 인한 많은 연구결과들이 수없이 나오게 되었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다. 문제는 이러한 의학적 연구결과와 정보를 "치매 정복" "암정복" 등의 과장된 혹은 거짓된 의학정보 기사들이다. 이러한 잘못된 정보와 기사로 인해 환자들은 어느 때보다 의학에 대한 치료기 대치가 높아지게 되었다. 그로 인해 환자분들은 자신이 병을 낮고자 하는 노력보다는 현대의학에 대한 조급함,  쉬운 치료,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의료진과의 불신을 조장하게 되었다. 물론 여기에는 의료진들에게도 반성이 많은 점을 부인하지는 않겠다.


* 질병 치료에 있어서 필자는 다음의 세 가지 요소를 가장 중요시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15년 넘는 임상 경험으로 이를 경험하고 배우고 있다.


1) 하나는 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다.

2) 둘째는 환자의 노력이다.  

3) 그리고 마지막으로 환자와 의사의 협력과 신뢰이다.


인간이 고통받고 있는 거의 모든 질환들의 치료에 있어서 위의 3가지 요소가 매우 중요하며, 이들 요소가 서로 조화롭게 될 때에 하나님은 유한한 인간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해 주신다.  


그리고 모든 만성질환의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노력이 매우 중요한 것이라는 것이다. 암이나, 희귀한 질환의 경우 1) 번이 우선적으로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두통의 경우나 만성 질환의 경우는 1) 번보다는 2) 번이 더 중요하다. 즉 환자의 노력이 치료에 있어서 거의 충주적인 역할을 한다. 그리고 많은 시간의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먹고 싶은데로 먹고, 피우고 싶은 만큼 피우고, 취하고 싶은 만큼 취하고 하면서, 만성 질환을 약 하나로 완치해서 얻으려는 것은 놀부 심보이며, 그리고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하다. 그리고 세상에 절대적 완치란 없다. 우리는 병을 조절할 뿐이고 생명을 연장시킬 뿐 언젠가는 사라져 갈 존재이기 때문이다.


 

병원에 반드시 와야 하는 두통의 증상 *************

1) 새로운 형태의 심한 두통이 갑자기 시작될 때 (예, 이렇게 아프기는 처음이다. 망치로 맞은 듯 심한 두통이 갑자기 나타났다.)

2) 두통이 수일이나 수주에 걸쳐 점차 심해지는 경우

3) 일반 진통제를 수일 복용하였으나 증상의 호전이 없는 경우

4) 과로, 긴장, 기침, 용변 후, 성행위 후 혹은 갑자기 힘을 준 뒤 나타나는 두통의 경우

5) 50세 이후 처음으로 두통이 시작되는 경우

6) 구역과 구토가 동반되고 구토 증상이 점차 심해지는 경우

7) 열이 나고 목이 뻣뻣하고, 전신 무기력, 근육통, 관절통 등이 있는 경우

8) 점차 시력이 떨어지고 팔, 다리에 힘이 없거나 걸을 때 균형을 잡기 힘든 경우

9) 의식이 떨어지고 혼미해지거나 자꾸 자려고 하는 경우

10) 과거에 경련 발작을 했던 적이 있거나 머리를 다친 후 두통이 발생한 경우

11) 다른 이유 등으로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경우

12) 임신 중이거나 암으로 치료 중인 경우

13) 혹시 내 머리에 문제가 있지 않나 하는 걱정이 되는 경우


출처: 대한 두통학회, 필자(13번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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