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것은 '아리안나의 라멘트'

5월 28일 (1608) 몬테베르디의 오페라 <아리안나>가 초연된 날

by agatha

414년 전 오늘,

1608년 5월 28일

몬테베르디의 오페라 <아리안나>(L'Arianna)가 이탈리아 만토바 곤차가 공작의 궁전에서 초연됐습니다.


<아리안나>는 몬테베르디가 쓴 두 번째 오페라입니다. 첫 번째 오페라 <오르페오>는 이보다 1년 앞선 1607년 2월 24일 마찬가지로 곤차가 공작의 궁전에서 세상에 첫 선을 보였습니다. 이 작품이 얼마나 중요한 지에 대해서는 <고음악 365 오늘 이 곡 -02>에서 말씀을 드렸었는데요.

https://brunch.co.kr/@agathayang/64


첫 번째 오페라 <오르페오>가 만족스러웠던 곤차가 공작은 두 번째 오페라를 몬테베르디에게 위촉했고, 그리하여 탄생한 <아리안나>는 곤차가 가문의 경사로운 혼인 축제의 일환으로 414년 오늘 초연이 되었죠. 그런데 안타깝게도 작품 전체 악보는 오늘날 전해지지 않고 있는데요. 단 하나 살아남은 곡이 있으니, 바로 주인공 아리안나가 부르는 애가(哀歌)입니다.


아리안나, 즉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라고 하는 아테네 영웅이 미로에서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도록 실을 묶어준, 크레타의 공주인데요. 가족과 조국을 배신하면서까지 테세우스를 도와줬지만,

결혼을 약속했던 그가 자신을 낙소스 섬에 버리고 떠나자 절망에 빠져 부르는 슬픔의 노래가 바로 <아리안나의 애가>, 즉 <아리안나의 라멘트>죠.


초연 당시 작품을 관람했던 관객들은 특히 <아리안나의 라멘트>를 듣고 그 애절함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합니다. 오페라 상연 이후에도 이 노래의 인기는 계속됐고요. 몬테베르디도 이 곡을 독창곡, 무반주 중창곡, 그리고 라틴어 가사를 붙인 종교적인 노래로 편곡해 여러 차례 출판할 만큼 각별한 애정을 쏟았는데요.


‘나를 죽게 내버려 두라’(Lasciatemi morire!)라는 절망적인 가사로 시작한 이 노래는 테세우스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를 격렬한 리듬과 높은 음역의 멜로디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정신을 차리면, 그런 저주를 퍼부은 것이 본심은 아니라고 말하며 안타깝게 테세우스의 이름을 부르죠.


다양한 감정을 넘나들며 10여 분 넘게 펼쳐지는 <아리안나의 라멘트> 들어보세요.

https://youtu.be/LARI9cIub1k

몬테베르디 작곡 <아리안나의 라멘트>



* 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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