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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KTUS Jan 31. 2019

헤어지는 미래

이곳은 얼마나 되었을까

얼마나 되어야 이런 선을 가질 수 있는 걸까


내겐 낭비할 수 있는 청춘이 남아 있지 않아


우리는 비스듬한 토성*을 오르며

서로에게 이별을 권고했다


더이상 낭비는 낭만으로 들리지 않았다


오래된 터는

바람에 높이를 잃고

흙더미를 잃고

마음을 잃고

완만한 길을 얻었을 것이다


온갖 찌르던 말들이

힘을 잃고 곡선이 되어갈 때

우리는 오래 된 이별을 치른다


천천히 비스듬한 길을 내려간다

걸음을 받아내는 것은 이제 구릉의 일이다


*몽촌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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