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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KTUS Feb 21. 2019

사려깊은 빛

나는 도무지 내 안에 움트고 요동치는 것들이 참아지지 않았어요

나의 방식으로 못되게 당신과 포개어지고 싶었어요

뾰족한 마음으로 보채고 당신의 응답을 기다리지 못해 미안해요

무성한 욕심들에게 예쁘게 말하는 법을 알려주지 못해 미안해요

몇 명의 사람을 보내고 다시 다정한 바람에 당신을 느낍니다

모두가 사랑은 아니었겠지요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날씨입니다

어린 잎의 감촉을 닮은 바람에 오늘은 후회마저 아프지 않고 제법 달콤합니다

하늘을 물들이는 봄빛이 나의 문틈으로 스며듭니다

나는 조금씩 따뜻해집니다

많은 것을 잃었지만 여전히 봄빛이 마음에 만드는 모양과 온도가 좋습니다

이 사려깊은 빛의 깊이로 당신에게 서서히 스며들 걸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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