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낮게 뜬 달을 바라봐요
오늘 밤 처음 태어난 것처럼
여리고 선명하네요
정말이지, 오늘 처음 세상에 나온 것처럼 가볍고 세밀해요
꼭, 가장자리로만 거기 머무는듯해요
마치 누군가의 처음을 바라보듯 신비로워요
부드럽고 조심스럽게 손을 가져다 대면
달을 깨우지 않고 밤에게서 살짝
달만 떼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드네요
조금 더 손을 잡고 걸어요
마음속에 선선한 밤공기가 더 많아질 때까지
달빛이 희미하게 사라질 때쯤
꼭, 브로치 같은 이 달을 당신의 옷깃에 달아 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