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이, 그렇게

by KAKTUS


한 몇 년쯤 사랑을 하기 위해 숨어 있었다

두 번 다시 사랑을 겪지 않아도 될 만큼 춤을 추고 사랑을 해보려고

이 모든 허사는 증명될 것인가


1.

가끔씩 유년의 기억이 떠올랐지만 곧 그믐처럼 감겼다

언젠가 숲처럼 떨며 울었던 시절이 우스워졌다

나는 그 시절로부터 떨어진 잎새 하나를 들었다


2.

마야인들은 나뭇잎으로 모래 위에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마야의 마지막 소년은 그 유산을 안고 떠났다

소년은 갈대숲 사이로 들어갔다 청명한 바람이 불었다


3.

모래가 일어 마야의 그림은 덮였다

마야인이 유일하게 그릴 수 없는 것은 바람이었다


4.

죽음은 완벽했다 늘 생이 모자랐을 뿐

문제는 사랑을 갈구했던 우리가 반 정도만 맞았다는 것이다

아주 틀리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5.

미아는 결코 자신을 길 잃은 타인과 비교하지 않는다

시인은 살아서 한 줄의 시도 되지 못한다

바람을 그릴 수 없듯, 한 줄 바람도 쓰일 수 없다


저기, 아무것도 아닌 농담이 싸르륵 웃어 갈대숲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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