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살면서 그 이름을 많이 부르지 못했다
내게는 조금 가쁘고 목이 메는 이름이었다
아득하고 깊숙한 곳에서 출발하는 소리처럼,
가볍지 않았다
감히 그 무게를 짊어질 수 없어서
외면한 시간이 아파서
더욱이고 더욱이나
아빠를 발음하려고 하면 순간이 잠시 정지하였다
하지 못한 말이 무겁게 쌓여 있었기 때문이었을까
말보다 눈물이 먼저 순간에게 떨어졌다
감히 당도할 수 없는
웅숭깊은 아빠의 마음,
걸어보지 못하는 무딘 닻
사랑한다는 말은 어딘가 어울리지 않고
그 말로는 다 채울 수 없을 만큼
나는 곧 그의 깊은 어둠으로 떨어졌다
섬의 끝없는 밑,
그 땅이 내겐 아빠였다
너른 아빠가, 그런 아빠가 마음이 조금 아프시다
종종 살기 어렵다고 말하신다
세상이 귀찮아지고, 사람들의 목소리가 듣기 싫어지고 점점 혼자만의 시간이 많아지신다
아무렇지 않은 날,
모든 게 덧없어지신다
이것이 내겐 가장 큰 슬픔이다
가볼 수 없었기에, 가본 적 없었기에
쉽게 살펴볼 수 없는 어둠의 영역
침묵으로 고요하거나, 요동치는 모종의 두려움의 터
여전히 통화는 짧다
나무 장작처럼 투박하고, 마르다
서로의 무게를 알기에,
짧은 마디로 마음을 안아주었다 생각하기에
세상은 모르던 빛이 여전히
우리가 살고 있는 행성과 도시를 향하고 있다
그 빛에겐 이곳이 힘겹고 끝이 보이지 않은 여정의 종착일 것이다
나는 꼭 그 빛 같다
뒤늦어 버렸대도 오랜 시간을 다해
나의 아빠, 나의 아버지에게 다다르고 있다
*
당신에게 한 줄 위로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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