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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KTUS Mar 30. 2017

수용소의 여름 _발자국들

당신이 내게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나는 머뭇거린다 


1.

청춘의 모든 결정들은 문신 같다

용서를 빌기 위해 그곳을 찾아간 발자국 같기도

⏤ 말 되어지지 못하는 것들이 자꾸 늘어난다


나는 어느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잘못들에 잠겨있었다

못된 기억들이 홀로코스트[1]처럼 쏟아졌다

인간은 익사를 앞둔 사람 앞에서 인간의 고통을 말한다 

기억들보다  나쁜 것은  언제나 지금의 우리이다


2.

아무래도 이차성징은 인간에게 너무 이르게 오는 것이 아닌가

그후에 성장의 징후는 발견되지 않는다


오래 전 발자국들과 그 발자국으로 걸어가는 발자국들만이 발견될 뿐


발자국에는 뼈가 있다 무뎌지지 않는 뼈가 있다

어느 날 그 뼈들이 선의를 외치는 나를 찌른다

나는 꺼내려던 말을 멈추고 그곳에  갇힌다

발자국 안에서 가쁜 숨을 쉰다


당신은 다시 내게  묻는다 나는 대답한다 

힘껏 사랑과 선의를 외치던 여름이었노라고

고통 속에서도 그 계절만큼은 바꾸지 못했다고


      

[1]유대인대학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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