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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KTUS Nov 30. 2020

시집을 모았다

이별이 있을 때마다

돌아오는 길에 서점에 들렀다


발걸음의 무게가 고르는

시집을 꺼내 들어

제목이 된 대표작을 펼쳤다


대표작은 대개 시집의 삼분의 일 지점에 있었다


시의 제목이 그후의 남은 이야기를 

대변할 수 있을지 나는 알지 못했다


그렇게 이별이 낭독한 시집을 모았다


시의 어휘는 사랑의 수고로움보다 많았다


어제를 딛고 내일을 불러오는

숱한 시의 말로 위로를 넘겼다


시의 묘미는

시인의 세계를 다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한 줄 걸리는 치명적인 문장에 있다


아프거나 쓸쓸하거나 달콤하거나

떠나간 자리엔 한 문장만 남는다


마음을 나누지 못한 채 끝난

한철의 감정도 묘미를 가질까


시집을 덮으며 이번의 사랑은 무엇을 남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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