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새벽에 빗소리를 들었다
새벽의 빗소리이기도 한 새벽에 빗소리
낯설지만 이내 기울인다
드문 것이어서 세심하게
창문에 귀를 붙여 관찰한다
높아졌다가 낮아졌다가
비는 눈보라처럼 겨울 바람에 휩쓸린다
한겨울밤 비가 내릴 줄은 미처 몰랐다
사람은 이렇게나 이기적이다
나에게 예보도 예고도 없던 것은
그저 몰랐던 것이다
마감도 채 되지 않은 지난 날의 엇갈림처럼
내가 몰랐던 것은 모두 예고가 없었던 탓이다
잠때를 놓치고 사랑할 때에 젖어든다
적지 않은 나이의 연애는
홀로 깨어 있는 많은 밤을 요구한다
사랑을 목전에 두고서 사랑을 원한다면 더욱
생각에 기우는 밤을 요구한다
몹쓸 방어기제 같은 것들에 대한 찬찬한 밤이
겨울 빗소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짙은 새벽에 묻혔다
일년에 몇 번 없는 이 드문 날
잠때는 한참이나 지나고
눈이 오려는가 사랑이 오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