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어디를 가냐고 물으면 그는 아무 말 없이 신발을 꿰어 집을 나섰다
어떠한 밤을 보냈는지, 귀가한 그의 신발은 온통 흙투성이였다
―목이 말라, 물을 좀 줘
그는 오래 가물었던 땅처럼 벌컥벌컥 물을 당겼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잠에 들었다
가끔씩 그가 꿈속에서 호수, 나의 호수라고 중얼거렸기에
나는 그가 목이 마른 짐승처럼 느껴졌다
잠에서 깬 그는 또 다시 나갈 채비를 하였다
그의 손에는 낚싯대가 들려 있었다
―어디를 가오?
―밤과 어울리러……
그날은 밤이 깊도록 그가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낚싯대를 버려 두고 호숫가에 앉아
오랜 시간 호수를 들여다보며 무언가 잡히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왜, 낚싯대를 드리우시지 않고요
허망히 그가 말했다
―녀석을 쫓아 여기까지 왔는데 이 호수에 이는 고독이란 것은 낚싯대로도 잡히지 않더군